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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도교의 신 '너자(나타)'로 중국 애니메이션 역사 새로 쓴 '자오쯔' 감독

기사입력 : 2019년08월05일 16:07

최종수정 : 2019년08월09일 08:56

토종 애니메이션 '너자' 사상 최고 박스오피스
작품성과 기술력 애니메이션 산업 성장 촉진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양 갈래로 둥글게 묶은 머리, 짙은 다크서클, 익살스럽고 반항기 넘치는 표정의 소녀 캐릭터가 중국을 강타했다. 중국 국산 애니메이션 '너자(Ne Zha 哪吒)'의 흥행이 빚어낸 현상이다. 도교에서 신봉하는 소녀 형상의 신 '나타'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너자'는 기존의 전형적인 모습에서 탈피한 캐릭터, 중국 기술이라 믿기지 않는 훌륭한 특수효과,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중국 토종 애니메이션'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자'는 단순히 중국 애니메이션의 상업적 성공을 넘어 중국이 취약했던 문화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함으로써 중국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문화 산업에 대한 희망을 지피는 효과까지 내고 있다. 

◆ 실력에 시대까지 잘 타고난 '행운의 천재 감독' 자오쯔

'너자'를 제작한 '자오쯔(본명: 양위)' 감독

'너자' 신드롬으로 이 작품을 만든 애니메이션 감독 '자오쯔(餃子)'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너자'의 성공으로 자오쯔 감독도 각종 행사와 매체의 인터뷰에 숨돌릴 틈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중국 펑황망(鳳凰網)과의 인터뷰에서도 "최근 매우 피곤하다. 아무도 찾을 수 없는 희말라야 산에 들어가 외부와 연락을 끊고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성을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감독의 본명은 양위(楊宇), 중국 내륙 지역 쓰촨성 출신이다. 전형적인 중국 '바링허우(80後,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로 만화 마니아에서 전문 애니메이션 제작자가 됐다. 필명으로 사용하는 '자오쯔'는 만두라는 뜻이다. 평소 만두를 즐겨먹어 이 단어를 필명으로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그의 소박한 성격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자오쯔' 감독의 '성공 스토리'는 애니메이션 못지않게 극적이다. 안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약대를 다니던 대학교 3학년 시절 친구가 소개한 3D 애니메이션 제작 프로그램을 접하면서 만화가로의 꿈을 키우게 됐다.

그러나 그가 만화 산업에 발을 들일 당시만 해도 중국의 애니메이션 산업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도 적었고, 애니메이션을 통한 광고 수입도 변변치 않았다. 그는 특히 관련 전공자가 아니어서 애니메이션 분야 취업도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29살의 나이에 스스로 작품을 제작하기로 결심한다. 혼자 집에서 컴퓨터 한 대로 애니메이션 작업에 돌입했고, 3년 8개월 만에 첫 작품으로 16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 '씨스루(See Through·打,打個大西瓜)'를 선보였다. 홀로 작품 제작에 매진하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지만, 그의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수입이 없어 매달 1000위안(약 17만원)에 불과한 어머니의 연금에 의존해 생활해야 했다. 사회생활과도 거리를 뒀다. 당시 그는 자기 집을 중심으로 40km 거리 이상을 벗어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바로 빛을 보게 된다. 2009~2010년 사이 '씨스루'는 국내외 각종 영화제의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수십 개의 상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씨스루'에 심사위원 특별상을 시상하면서 매우 독특한 시각적 효과와 주제를 잘 드러낸 훌륭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었지만 그 후에도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자오쯔의 생활을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의 명성을 이용하려는 사기꾼에게 속아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열악한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 환경도 그대로였다. 우수한 스토리와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완성도 있는 작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최대한 적은 자본으로 대충 작품을 찍어내 정부의 보조금으로 연명하는 업체가 대다수였다.

자연스럽게 중국산 애니메이션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차가울 수밖에 없었다. 수요가 없어 수익을 내기도 힘들고, 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니 투자자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업계 전반이 침체를 겪다 보니 우수한 인력도 배출되기 힘들었다.

자오쯔 감독의 작품 생애에 전기가 찾아온 것은 2015년 여름이다. 중국 유명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 인라이트미디어(ENLIGHT MEDIA)가 애니메이션 제작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자오쯔에게 투자하기로 한 것. 인타이트미디어는 자오쯔에게 어떠한 주제든 자유롭게 창작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중국산 애니메이션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준 텐샤오펑 감독의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 포스터

때마침 등장한 톈샤오펑(田小鵬) 감독의 애니메이션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大聖歸來)'의 성공도 자오쯔 감독이 '너자'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은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를 기반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으로 기존의 중국 작품에서 찾을 수 없었던 높은 작품성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성장성과 상업성을 확인한 인라이트미디어는 자오쯔 감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너자'의 제작에 투입된 협력 회사와 작업팀만 60여 개 달하고, 제작에 투입된 총 인원은 중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가장 많은 1600여 명에 달했다. 자오쯔 감독이 '너자'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시나리오 집필에 두 달여, 세부 작업과 제작 2년 등 총 5년이 소요됐다.

결과는 '초대박'이었다. 7월 26일 첫 상영된 후 불과 열흘 만에 박스오피스가 21억 3천만위안(약 3654억원)을 넘어섰다. 화제성과 박스오피스 기록이 전 흥행작인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을 쉽게 넘어섰다. 인기 연예인과 유명인 등도 SNS를 통해 '너자'에 대한 높은 평가와 추천을 이어갔다. 관련 업계는 '너자'의 박스오피스가 40억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로 국산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확인한 관객들은 '너자'를 통해 자국 애니메이션의 기술이 기대 이상으로 발전했음을 발견하고 환호했다. 더 이상 '애국심'에 기대지 않고 작품성만을 가지고도 성공할 수 있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자부심' 넘치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쏟아졌다.

◆ 중국 애니메이션 역사를 새로 쓴 '너자'의 성공 비결 

'너자'는 할리우드의 쟁쟁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치고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다. 

'너자'의 성공은 ▲ 열정적인 천재 감독의 집념 ▲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을 갈망하는 관련 업계의 노력 ▲ 중국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 등 각종 여건이 종합적으로 맞아떨어져 이뤄진 결과다.

흥행 돌풍을 일으킨 중국산 애니메이션 '너자' 

자오쯔 감독은 중국인 누구나가 알고 있는 익숙한 신화 인물을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고정관념을 깬 캐릭터에 운명에 굴복하지 않는 진취적인 성격을 입혀 기존에 제작됐던 유사한 내용의 애니메이션과 차별화했다.

인라이트미디어의 전폭적 지원하에 제작 수준도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전체의 80%가 특수효과로 제작됐고,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한 작업이 이뤄졌다. 실제 제작 단계에서 예기치 못했던 각종 어려움과 기술력의 한계로 포기해야 했던 설정도 많았지만, 과거 중국 애니메이션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섬세한 표현력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자오쯔 감독을 비롯한 협력 업체와 기술자들의 노력도 '너자'의 성공에 큰 공헌을 했다. 자오쯔 감독은 방대한 분량의 작업을 위해 수많은 외주업체와 협력을 진행했는데, 감독의 요구는 기존의 작품과 차원이 달랐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시나리오와 각종 제작 환경을 봤을 때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 탄생할 것을 예감할 수 있었다. 우리는 제한된 자원과 시간으로 수차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원가를 맞추기 위해 작품의 질을 낮출 것이냐, 아니면 손해를 감수하더라고 '위대한 작품'을 완성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었다. 우리는 후자를 선택했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우수한 작품의 출현에 중국 관객들도 적극적으로 호응했다. 올해 초 짧은 광고 영상이 발표됐을 때만 해도 형편없는 중국산 애니메이션이라는 혹독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제작사가 공식 상영전 진행한 수차례의 시사회에서 '너자'의 진가가 드러났고, 삽시간에 퍼진 '입소문'덕에 상업적으로도 대성공을 거두게 됐다.

중국 애니메이션 업계는 '신서유기: 몽키킹의 부활'을 제작한 톈샤오펑 감독이 중국산 애니메이션 산업 발전의 길을 냈다면, '너자'의 자오쯔 감독이 관련 산업의 본격적 성장을 촉진하는 엔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이은 두 작품의 성공으로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높은 작품성을 추구하는 감독과 제작사가 늘면서 우수한 작품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활성화는 다시 우수한 인력 배출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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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尹지지율 0.9%p↑, 27.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25일~26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7.8%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9.8%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4%다. 긍정평가는 지난 조사에 비해 0.9%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2.0%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1.4% '잘 못함' 76.8%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9.5% '잘 못함' 68.3%였다. 40대는 '잘함' 16.2% '잘 못함' 83.0%, 50대는 '잘함' 23.6% '잘 못함' 74.6%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1.8% '잘 못함' 65.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48.4% '잘 못함' 45.1%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9%,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6.0% '잘 못함' 72.8%, 대전·충청·세종 '잘함' 29.8% '잘 못함' 63.6%, 강원·제주 '잘함' 15.4% '잘 못함' 82.1%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28.6% '잘 못함' 68.7%, 대구·경북은 '잘함' 47.8% '잘 못함' 49.1%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22.9% '잘 못함' 75.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3.5% '잘 못함' 74.9%, 여성은 '잘함' 32.1% '잘 못함' 64.6%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인적쇄신 약속과 APEC·G20 정상외교 활약,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때문에 보수층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의 지지율 30% 회복 여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 인사들의 기용 여부와 김건희 여사 특검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야권은 김건희 여사 특검·채 상병 사건 관련 국정조사 등 정치적 반격을 노리고 있어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세 유지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형식적으로나마 보여준 게 보수층 결집 효과가 있는 것 같다"며 "(지지율이) 조금 더 오를 수도 있었는데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판결 때문에 소폭 상승하는 데 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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