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웅재 검사, 2일 내부망에 사의 표명
윤석열 임명·간부인사 전후로 60여 명 사직 ‘후폭풍’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 취임 후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성 ‘줄사표’가 계속되는 등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제43대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19.07.25 pangbin@newspim.com |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웅재(49·28기) 경주지청장은 이날 오전 검찰 내부 통신망에 “고민 끝에 사직인사를 올리고자 한다”며 사의를 밝혔다.
한 지청장은 “2016년 10월 무렵 어떤 사건을 맡아 수사하면서 잘되든 못되든 수사팀장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직서를 써놓았는데 사람이 부족해 때를 놓쳤는데 이제야 제대로 사직의 변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사라는 직업이 좋아서 자부심과 명예를 가슴 속에 품고, 틀리지 않게 업무를 처리하고 공명심이나 다른 욕심으로 사건을 과하게 처리하거나 부족하게 처리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찌만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따”며 “점점 다른 사람의 잘못을 가려내고 법을 집행하는 것이 두려워 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 년 동안 사건 수사, 재판을 하면서 또 이런저런 간접적으로 사람인생이 그다지 길지 않고 지금 보이는 자리, 권력, 재물이 계속 좋은 것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했다.
한 지청장은 지난 2002년 서울지검에서 임관한 뒤 인천지검과 부산지검 등을 거치며 특수수사 경험을 쌓고 대검찰청 연구관,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대검 형사1과장 등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장 재직 시절이던 2016년 9월에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고 수사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을 직접 대면조사하기도 했다.
한 지청장은 이번 인사에서 안산지청 차장검사로 보임됐다.
한 지청장뿐 아니라 최근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 전후로 60여 명에 달하는 검찰 간부들의 줄사퇴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31일 중간간부 인사 이후 권순철(50·25기) 동부지검 차장검사와 안미영(53·25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장기석(48·26기) 제주지검 차장, 류혁(51·26기) 창원지검 통영지청장, 주진철(50·28기) 대구고검 검사, 고은석(51·28기)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김태권(47·29기)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 등 간부들이 곧바로 사의를 밝혔다.
검사들의 이같은 사의 표명은 윤 총장 취임 이후 이뤄진 검찰 인사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잇따라 단행된 검찰 간부 인사에서는 이른바 ‘윤석열 사단’으로 불리는 일부 특수통 검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공안통 검사와 현 정권을 수사했던 검사들에 대해선 좌천성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윤 총장 임명을 비롯한 이번 검찰 인사를 전후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 지휘라인이던 한찬식(51·21기) 서울동부지검장, 권순철 동부지검 차장, 주진우(44·31기) 형사6부장이 나란히 사표를 냈다. 권 차장과 주 부장은 이번 승진 인사에서 제외돼 각각 서울고검 검사, 대구지검 안동지청장으로 전보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중간간부급 인사가 시행되는 오는 6일 전후까지 검사들의 추가적인 사표 등 후폭풍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간부급 사퇴로 검찰 업무공백이 불가피한 만큼 추가 인사 가능성도 흘러나오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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