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공대 교수, 연구비 허위 청구 등으로 12억6000만원 빼돌려
1심, 징역3년·집유5년→2심서 일부 감형…징역2년·집유3년 확정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국가 지원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제자들에게 인건비를 덜 주는 방식 등으로 12억여원을 빼돌린 전직 서울대학교 교수가 결국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및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한모(57) 씨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서울대 공대 교수였던 한 씨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BK21 등 다수의 국가 연구 개발 사업을 수주한 뒤 연구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름을 허위로 올려 인건비를 지원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기에 제자들에게 당초 제공된 인건비보다 적게 지급하고, 남은 돈을 공동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한 씨가 이런 방식으로 빼돌린 금액은 12억6000여만원으로, 연구실 운영비나 자신이 세운 벤처기업의 프로그램 구입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씨는 이 사건으로 서울대에서 해임됐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
한 씨 측은 정당하게 지급받은 학생인건비의 사후사용에 관한 것이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청렴하고 투명해야 할 연구비 집행에 있어서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장기간 연구비를 편취하기까지 해 엄한 처벌의 필요성이 크다”면서도 “편취금액을 변제하거나 공탁했고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엄정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초과인건비를 공동관리하게 된 취지는 연구과제 참여가 낮은 연구원들에게도 최소한의 경제적 지원이 가능하게 하려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대부분 연구실 운영비나 인센티브 지급 등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1심보다 감형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대법 역시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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