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 부동산 대체투자 매력 확대
"단기 중수익 투자" 고액자산가 문의 늘어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PF론 유동화증권 발행이 부동산 대체투자 인기에 힘입어 증가 추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고 증권사 참여가 확대되면서 당분간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1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산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은 86조8000억원으로 전년비 5.9% 감소했다. 회사채 시장의 초호황 속에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주요 자산군 중에서도 부채담보부채권(CDO) 및 모기지담보증권(RMBS) 유동화가 줄었다.
이런 가운데 PF론 유동화증권은 전체 자산유동화 증권 중에서 유일하게 발행이 늘었다. 상반기 PF론 유동화 발행규모는 전년비 7.4% 확대된 1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증권사 신용보강을 통한 시장 참여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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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지평선산업단지 조감도[사진=김제시청] |
◆ 증권사 투자자 모두 윈윈…부동산 회복 기대감도 상승
전문가들은 PF론 유동화가 증권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윈윈(win-win)으로 작용해 당분간 현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PF론 유동화증권은 PF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 해당 PF대출을 여러 구간으로 쪼개 롤오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만기가 3~6개월 정도로 짧은 편이다. 증권사나 건설사가 신용공여를 해, 투자 기간 동안 PF대출에 부실이 나고 동시에 신용공여자(증권사, 건설사)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자금회수가 가능한 구조다. 신용평가사 역시 신용공여자를 보고 신용등급을 평가한다.
증권사 한 PB는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PF론 유동화증권 투자수요가 더욱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RP나 CMA에 비해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아 금융기관의 단기자금 운용으로도 활용되는데 고액자산가들 문의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증권사들도 수익 다각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전에는 자본 한도 때문에 신용공여 한도가 묶였지만 증권사들이 증자 등을 통해 자본금을 늘리면서 신용공여 여력도 커졌다"며 "대체투자 수요는 확대되는데 인프라나 사회간접자본(SOC)관련 물량은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증권사들도 결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상품 등 수익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PF론 유동화증권 발행은 한층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면서 주택가격전망 소비자심리지수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당국 규제를 덜 받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는 더 커지고 있다.
김민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IB관련 딜이 다른 분야에 비해서 좀 더 수익이 나는 편이어서 증권사들도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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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비중 추이 [자료=한국신용평가] |
◆ 증권사 믿고 투자, 부동산 침체시에는 리스크 확대
PF론 유동화증권은 구조가 복잡해 개인투자자가 명확하게 상품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또한 발행이 늘어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크게 둔화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으나,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관계기관 회의에서 부동산PF 규모가 지난 5년간 빠르게 증가했다며 익스포져 건전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사들이 부동산 사업에 대한 채무보증 업무를 확대하고 있어, 부동산 경기 악화 시 자본적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전 저축은행 사태 등을 겪으면서 PF구조화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다. 분양이 안될 경우에도 일정수준 관리가 가능하고 프로젝트 평가능력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규모가 커진 상황에서, 건설경기가 둔화할 경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만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신용공여 비중이 커지면서 전반적인 PF론 유동화증권의 신용등급도 높아진 상태"라며 "증권사들도 충당금 적립 등 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혜현 KB증권 연구원은 "PF 구조는 복잡하지만 건설사나 증권사의 신용도를 보고 쉽게 투자할 수 있다"며 "신용보강 주체에 따라 신용등급, 금리 수준, 기관투자자 비중 등이 달라지는 점에 유의해야겠다"고 조언했다.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