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모바일 비중이 전체의 35%에 달해
엄지족 공략 박차…AI·VR 등 첨단기술 활용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의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요 고객층이 '리모콘족'에서 '엄지족'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쇼핑 환경이 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작년 한해 동안 전체 취급액 중 모바일 비중이 절반에 이르는 업체도 생겨날 정도로 모바일 쇼핑 시장이 급성장한 것. 이에 따라 홈쇼핑업계는 새로운 주 고객층으로 떠오른 '엄지족 쇼퍼(shopper)'에 맞춰 모바일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31일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전체 7개 TV홈쇼핑의 지난해 전체 취급액은 19조6375억원으로 전년보다 3.5%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홈쇼핑의 전체 모바일 취급액은 전년도보다 0.8% 증가한 6조897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전체 취급고 대비 모바일 취급고 비중은 최근 5년간 가장 높은 35.1%로, 앞선 해보다 4%포인트 뛰었다. 모바일 비중을 연도별로 보면 2014년 17.8%, 2015년 26.8%, 2016년 29.2%, 2017년 31.2% 등으로 매년 꾸준히 상승 추세다. 업계는 올해 모바일 취급액이 7조원을 돌파하고 모바일 취급고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방송 취급고 비중은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방송 취급고 비중은 전체 취급고 대비 61.8%였다. 고객 10명 중 6명이 TV로 홈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했다는 의미로 상당히 높은 비중이다. 하지만 2015년 55.9%로 전년 대비 5.9%포인트 떨어졌고 2016년 54.1%, 2017년 52.5%, 2018년에는 51.2%로 계속 하락세여서 올해 '50%'도 깨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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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TV홈쇼핑 전체 취급고 대비 방송·모바일 비중 현황[자료=TV홈쇼핑협회] |
◆홈쇼핑, 엄지족 공략 박차…AI·VR 등 최첨단 기술 활용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홈쇼핑들은 엄지족을 사로잡기 위해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전용 콘텐츠를 강화해 엄지족 쇼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GS홈쇼핑의 올해 1분기 모바일 취급액은 전년 대비 22.4% 증가한 5707억원으로 전체의 52.2%에 해당한다. TV 쇼핑 취급액은 4095억원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모바일 쇼핑이 TV 쇼핑을 뛰어넘은 것이다.
우선 GS홈쇼핑은 모바일 전용 생방송인 '모바일 라이브'를 신설하고 방송 횟수도 기존 주 1회에서 올 5월부터 주 3회로 늘렸다. 품목도 패션 상품에서 뷰티·푸드 등 TV홈쇼핑 상품까지로 확대했다.
또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홈'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바일 앱에서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별 장바구니나 구매 패턴 등을 분석한 뒤 구매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골라 추천해 주는 방식이다.
CJ오쇼핑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모바일 쇼핑 방송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3일 진행한 '서울 파크 뮤직페스티벌' 티켓을 판매하는 생방송에서는 가수 10cm 등이 출연해 뮤직 쇼케이스를 전개했다. 그 결과, '2030' 젊은 고객들의 구매 비중이 92%에 달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8일 현대H몰 앱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 '쇼핑라이브' 전담 진행자를 공개 오디션을 통해 뽑는다고 밝혔다. 모바일 플랫폼에 맞춰 자신의 개성과 끼를 드러내는 일반인의 재능을 쇼핑라이브에 접목하기 위해서다. 올해 쇼핑라이브 시청자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늘어난 만큼 지난달부터 방송 횟수를 주 2회에서 5회로 확대하고 연말까지는 주 12회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쇼핑라이브 채널의 인지도 강화를 위해선 TV홈쇼핑의 방송 무이자 할부 혜택에 준하는 모바일 쿠폰과 적립금 부여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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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사진=롯데홈쇼핑] |
롯데홈쇼핑은 지난 6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상품을 체험하고 구매까지 모두 가능한 모바일 쇼핑 서비스 전문관 '핑거 쇼핑'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 4월 본사 방송 스튜디오 내에 구축한 '3D 콘텐츠 스튜디오'를 활용해 올해 중으로 AR·VR 서비스 적용 상품을 500개까지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현재 롯데홈쇼핑의 전체 취급고에서 모바일 채널 비중은 30%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TV홈쇼핑이 사업 역량을 모바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며, "기존 TV홈쇼핑을 기반으로 한 방송 콘텐츠와 서비스는 디지털과 모바일 결합으로, 실시간 채팅으로 고객과의 소통도 한층 강화하고 고객 분석도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