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민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까지 독설 확대
2020 대선 표밭 백인 보수 지지층 결집 정치적 노림수
[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29일(현지시간) 앨리자 커밍스 민주당 의원에 대한 비하 발언을 사흘째 이어갔다. 여기에 흑인 민권 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까지 저격하면서 전선을 오히려 확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윗을 통해 "엘리자 커밍스의 지도하에 있는 볼티모어는 이 나라에서 최악의 범죄 통계를 갖고있다. 커밍스는 25년간 말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라며 "똑같은 늙은 황소의 말을 듣는데 매우 지쳤다"고 조롱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은 알 목사가 나와서 항의하고 불평할 것"이라면서 "진짜로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슬프다"라고 적었다.
[사진=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캡처] |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른 트위터 글을 통해서도 알 샤프턴 목사를 겨냥해 "나는 알을 25년간 알고 지냈다. 싸우면서도 항상 좋게 지냈다. 그는 트럼프를 사랑했다"면서도 "그는 사기꾼이고 말썽꾼이자 항상 성공을 찾는다. 백인과 경찰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흑인 중진의원이자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 위원장인 커밍스 의원이 지난주 청문회에서 트럼프 정부의 멕시코 국경의 이민자 아동 시설을 “정부가 지원하는 아동 학대”라며 강력히 비판하자, 인종차별적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 27일 커밍스 의원을 "잔인한 불량배"라고 칭하며 "그의 지역구인 볼티모어는 역겹고, 쥐와 설치류가 들끓는 난장판"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 "워싱턴 북동쪽 40마일(64km) 떨어진 볼티모어 중심가에 있는 커밍스의 지역구에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썼는지 의문”이라며 “이 돈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도둑 맞은 것인지, 당장 부패한 엉망인 상황을 조사하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커밍스 의원의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가 자신의 딸·사위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을 상대로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도 앙심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은 2020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백인 노동자 계층과 보수층을 중심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