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지 스마트폰 3대 중 한대는 화웨이폰
아이폰 전통 고객 안드로이드, 화웨이 폰으로 이동
화웨이 고가 프리미엄 폰에서도 아이폰 따돌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2019년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토종기업 화웨이(華爲)가 약진세를 보인 반면 아이폰 판매 둔화가 두드러졌다. 같은기간 중국내 스마트폰 전체 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6% 감소한 1억9000만대를 기록했다.
시장조사기관 CINNO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제재의 표적이 된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을 18.1%나 늘리고, 시장점유율(M/S)도 34.3%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하량 점유율에선 화웨이와 OPPO,VIVO 3개 토종 스마트폰 기업이 전체의 71.4%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애플 아이폰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6.3% 줄었고 점유율도 8.6%로 후퇴했다. 판매가 둔화됐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브랜드 로열티가 강했던 애플 고객들이 안드로이드, 특히 화웨이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전자 갤럭시 폰은 조사 대상 순위권 밖에 머물렀다.
조사기관 퀘스트 모바일은 2019년 6월 애플 고객 중 기종을 바꾼 고객의 46%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으로 옮겨탔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27%의 고객은 화웨이의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P30시리즈'와 '메이트(Mate)20' 계열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가지 상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는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 스마트폰이 애플 아이폰을 추월했다는 점이다.
화웨이 P30 스마트폰 [사진=바이두] |
조사기관 카운터 포인트에 따르면 화웨이는 600~800달러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48%의 점유율을 기록, 아이폰의 37%를 크게 뛰어넘었다. 800달러 이상 제품에서도 화웨이 점유율은 2018년 1분기 2%에서 2019년 1분기 14%로 확대됐다.
중국 시장에서 화웨이 약진세의 배경으로는 미국 제재에 따른 애국주의 소비심리가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로 글로벌 영업에선 타격을 받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다만 화웨이는 애국심으로 화웨이를 사지 말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애국심 효과’를 부인했다.
화웨이측은 이보다는 브랜드와 모델 개발을 위해 쏟아부은 연구개발(R&D) 투자가 영업에서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베이징 매체 신징바오(新京報)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2018년 연구개발을 위해 총 1015억 위안(약 16조 원)을 쏟아부었다. 전부가 스마트폰 개발에만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14.1%에 해당하는 엄청난 연구개발비다.
다른 토종 스마트폰 업체인 OPPO와 VIVO도 상반기 전체 시장이 후퇴한 것에 비해 상대적인 호조를 보이며 각각 18.6%, 18.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반기에 두 회사 중 OPPO의 매출은 2.2% 줄었고, vivo 매출은 10% 증가세를 보였다. OPPO는 ‘5분 충전에 두 시간 통화’, vivo는 역광에서도 ‘선명한 카메라 기능’을 내세워 판촉에 전력을 쏟았다. 다만 OPPO와 VIVO 두 회사의 해외 영업비중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중국 전체 스마트폰 판매가 6% 감소한 가운데 화웨이와 OPPO, VIVO와 함께 중국 4대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는 전반적으로 가장 큰 판매 압박을 받았다. 샤오미의 부진은 브랜드 전략에 대한 미흡한 대응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주력 판매제품은 2000~3000위안대로 소비자들 사이에 가성비가 좋은 제품이라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
c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