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수사 앞두고 위조 증거 제출하고 증거 인멸 지시한 혐의
삼성 임직원들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법리 다툼할 듯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허위 자료를 제출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이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소병석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증거위조 및 증거인멸 혐의 등을 받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를 비롯해 삼성전자 김 모·박 모·이 모 부사장 등 삼성그룹 임직원 8명에 대한 2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피고인들은 첫 재판 때와 마찬가지로 “대체로 사실관계는 다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양 상무 측은 “금감원에서 정확히 어떤 문서를 제출하란 말 없이 관련된 자료를 요청해서 편집한 것뿐인데 이것이 거짓 자료 제출인지 모르겠다”며 “증거위조의 고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소사실 중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인멸’ 부분이 있는데 분식회계라고 막연하게만 설명돼 있다”며 “기소된 지 2달이 지났으나 아직도 특정되지 않아 법리적으로 공소사실에 대한 인부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검찰은 “특정이 안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현재 분식회계 혐의를 수사 하고 있고 수사 내용에 따라 구체적으로 특정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검찰의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가 시작되자 회계자료 등이 담긴 서버를 마룻바닥에 묻은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속 대리 안모 씨 측은 “메인서버 저장 데이터를 삭제한 사실은 있으나 백업서버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사업지원TF 김모 부사장이 긴급체포된 상황에서 자신의 죄책을 면하기 위해 안 씨의 책임으로 돌린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일부 피고인들이 아직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은 만큼 사건을 당장 병합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사 시작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이 조직적으로 은폐된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자 8명을 구속 기소했다. 현재 검찰은 본류인 분식회계 수사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다음 재판은 내달 2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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