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 총력전...여야, 너도나도 젊은층 수혈 '올인'
청년층에 파격 가산점...민주당 25% vs 한국당 50%
여야, '개혁 공천=선거 승리' 프레임...30~40대 공략
[서울=뉴스핌] 이서영 기자 = # 만 44세인 김공천씨는 내년 4월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어떤 당이던 상관없이 꼭 공천을 받고 싶다. 김씨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확정한 공천룰과 자유한국당이 발표할 공천혁신안을 살펴보다가 예상보다 많은 가산점에 놀랐다. 민주당은 최대 25%, 한국당은 최대 40% 가산점을 청년에 배당하기로 한 것.
김씨가 받을 수 있는 공천 점수가 50점이라면, 민주당 공천에 도전할 경우 김씨는 최대 62.5점, 한국당 공천에 나설 경우 최대 70점을 받게 된다.
공천 경선에 나서 실제로 국회의원 선거를 치뤄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5%도 매우 많은 가산점을 주는 것인데, 50%를 미리 먹고 들어간다면 공천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된다. 역대 이 정도의 청년층 우대 가산점은 없었다. 사실상 여야 모두 올인"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 교육‧사회‧문화 대정부질문에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leehs@newspim.com |
◆2020년 기준 만 45세 이하 청년 가산점, 민주당 25% vs 한국당 50%
내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원대 1, 2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모두 청년 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단 여야 모두 청년층의 기준으로 통상 만 45세 이하를 염두에 뒀다.
새로운 인물의 수혈과 세대교체 효과를 동시에 누리려는 포석이다. 가까운 과거와 달리 정치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는 20~40대가 늘면서 선거 승리를 위한 중요한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이다.
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와 어젠다에 30~40대는 물론 20대 젊은층의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면서 "정치권이 청년층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문을 열고 있는 것은 내년 총선의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현재까지 민주당과 한국당이 꺼내놓은 공천룰은 대체로 현역 의원들에게 엄격하고 아직 금뱃지를 달아본 적이 없는 신인들에겐 관대하다.
최근 공천룰을 확정한 민주당은 정치신인에게 10~20% 가산점을 주고, 여성은 최대 25%, 청년·장애인·당에 공로가 있는 사람에겐 최대 10~25%까지 가산점을 주기로 확정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치신인에게 최대 50%의 가산점을 주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공천혁신안을 예고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신인과 청년, 여성·장애인·국가유공자에게 각각 50%, 40%, 30%의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당은 빠르면 이달 내 공천룰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산점 받을 수 있는 기준 뭔가...여야 모두 선거 출마한 적 없는 신인에게 더 큰 혜택
민주당과 한국당은 45세 이하 청년층 외에도 정치신인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우고 있다. 두 당 모두 선거에 처음 출마하는 인물들을 중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규정한 정치신인은 공직 선거에 처음 출마하는 사람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등록을 했거나 당내 경선에 출마한 사람, 현역 지역위원장은 제외된다. 구체적으로는 정치신인에게 최대 20% 가산점을 부여하고 청년·여성·장애인의 경우는 5%가 추가된다.
한국당은 정치신인을 당내 경선과 예비 후보를 포함한 각종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사람 또는 비례대표 후보자 중 당선이 안된 사람으로 규정했다.
장관급 인사나 인사청문회 대상자는 정치신인에 해당하지 않고, 조합장 선거 출마 경험이 있을 때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정치신인 여부를 결정한다.
[창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4·3 보궐선거 당일인 3일 오전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남정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19.04.03 kilroy023@newspim.com |
◆ '개혁 공천=선거 승리' 프레임, 이번에도 통할까...세대 교체·신인 등용 효과에 기대
양당이 '청년·신인'이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인물 교체를 통해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을 계기로 장기간 공전해온 국회 상황과 정상화 이후에도 좀처럼 풀리지 않는 여야 대립에 국민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개혁 공천에 성공한 정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안철수계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내홍에 시달렸다. 당명도 바꾼 민주당은 적극적인 외부인재 영입을 통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당시 영입된 사람들은 김종인 전 대표와 IT 전문가 김병관 웹젠 대표이사, 세월호 변호사로 주목받은 박주민 변호사 등이다. 인적 혁신을 단행한 민주당은 총선에서 123석을 차지하며 원내 1당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당 역시 개혁 공천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차떼기당' 오명과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맞아 창당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서청원 전 대표와 최병렬 대표 등을 배제하고 40대 정치 신인들을 대거 기용했다. 이를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신진 세력이 현재의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이혜훈 국회 정보위원장(바른미래당),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 등이다. 물갈이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당시 100석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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