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첫날 ‘하이 스코어’ 속출…깊은 러프, 촘촘한 OB 말뚝 탓
매킬로이, 첫 홀에서 OB 내고 8타 기록…듀발은 7번홀에서 잘못된 볼 친 끝에 무려 13타 ‘악몽’
김시우·안병훈, 언더파 행진 중…임성재는 이븐파, 강성훈은 3오버파로 1라운드 마쳐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쿼드러플 보기, 옥튜플 보기….
평소 듣기 힘든 용어들이 제148회 브리티시오픈 첫날 초반부터 나왔다.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1라운드를 시작하자마자 충격적인 스코어를 내며 골프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올시즌 남자골프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은 18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로열 포트러시GC(파71)에서 시작됐다.
로리 매킬로이가 2019브리티시오픈 첫 날 첫 홀에서 아이언샷이 왼쪽으로 크게 휘자 실망스런 제스처를 하고 있다. [사진=골프다이제스트 홈페이지 캡처] |
대회 초반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한 선수는 북아일랜드 출신의 우승 후보 로리 매킬로이다. 큰 박수를 두 번이나 받고 1번홀(길이 421야드) 티잉구역에 오른 매킬로이는 그러나 곧바로 그를 응원하는 갤러리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아이언 티샷을 한 것이 훅이 나며 왼쪽 깊은 러프로 갔다. 잠정구 역시 왼쪽 러프로 갔다.
로열 포트러시GC는 여느 링크스 코스와 달리 OB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1,2,4,18번홀이 대표적이다. 그래서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대회 개막전 ‘OB를 조심해야 한다’는 기사까지 실었다.
1번홀은 양 옆이 OB다. 특히 매킬로이의 볼이 나간 왼쪽은 ‘인터널 OB’다. 이는 홀과 홀 사이에 설치된 OB를 말한다. 메이저대회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코스 셋업이다. 오픈 대회에서는 가능한 한 홀과 홀 사이에는 OB를 두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매킬로이는 운이 없었다. 골프 전문가들 중에도 올해 로열 포트러시GC의 코스 셋업에 대해 이의를 다는 사람이 있다.
원구가 OB인 것을 확인한 매킬로이는 인플레이볼이 된 잠정구를 러프에서 쳤으나(4타째) 그린 왼편 깊은 러프에 다시 빠졌다. 도저히 칠 수 없는 라이여서 언플레이어블 볼(1벌타)을 선언했다. 드롭 후 여섯 번만에 볼을 그린에 올렸다. 홀까지 남은 거리는 약 1.5m. 그 트리플 보기 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그는 16세 때이던 2005년 이 코스에서 61타를 쳤다. 당시 첫 홀에서는 1.5m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갔다. 그러나 올해는 같은 거리에서 트리플 보기 퍼트를 한 것이 홀을 외면했다.
매킬로이가 첫 홀에서 예상밖의 쿼드러플 보기(4오버파 8타)를 하자 그의 이 대회 우승 확률은 대회전 8-1에서 29-1로 급전직하했다. 세상의 평가, 골퍼들의 인심은 야박했다.
쿼드러플 보기는 그의 메이저대회 첫 홀 최악 스코어 타이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4승을 기록중이다.
일부에서는 2016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때 어니 엘스를 떠올린다. 엘스는 당시 첫 날 오거스타 내셔널GC 1번홀(파4) 그린에 세 번만에 오른 후 홀까지 약 60cm 거리에서 6퍼트를 하며 5오버파 9타를 기록했다.
매킬로이는 2번홀(파5)에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더니 3번홀(177야드)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7,9번홀에서 버디로 만회한 끝에 3오버파 39타로 전반을 마쳤다. 한국시간 오후 10시15분 현재 그는 13번홀까지 3오버파를 기록중이다.
매킬로이의 ‘빅 넘버’에 가렸으나 2001년 챔피언이자 한 때 세계랭킹 1위였던 데이비드 듀발(47)의 전반 스코어도 화제가 됐다.
5번홀(파4)에서 8타로 쿼드러플 보기를 한 듀발은 7번홀(파5·길이592야드)에서는 무려 8오버파 13타를 쳤다. 이름도 생소한 ‘옥튜플(Octuple) 보기’다. 당초엔 15타를 친 것으로 알려졌으나 13타로 수정됐다. 그 안에는 그가 잘못된 볼을 플레이해 2벌타를 받은 것도 포함됐다. 전반을 12오버파 48타로 마친 그는 후반 첫 두 홀을 ‘보기-보기’로 장식하며 ‘하이 스코어’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15번홀까지 15오버파다.
매킬로이, 듀발 외에도 일본의 이마히라 슈고가 4번홀(파4)에서 쿼드러플 보기인 ‘8’자를 그렸다. 한 홀 스코어 8은 눈사람처럼 생겼다고 하여 ‘스노 맨’이라고도 부른다. 이마히라는 지난해 일본골프투어(JGTO) 상금왕이다. 올해도 JGTO 상금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그리요는 5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7타)를 했지만, 13번홀(길이 194야드)에서는 이 대회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그리요는 2오버파 73타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그와 같은 조로 플레이한 강성훈은 3오버파 74타를 쳤다.
8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김시우는 12번홀까지 2언더파, 안병훈은 8번홀까지 1언더파로 선전중이다. 임성재는 이븐파 71타의 중상위권으로 1라운드를 마쳤다.
아일랜드의 셰인 로리는 4언더파 67타로 경기를 마쳐 현재 리더보드 맨 위에 자리잡았다.
◆한 홀 오버파 스코어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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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파 명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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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보기
+2 더블(double) 보기
+3 트리플(triple) 보기
+4 쿼드러플(quardruple) 보기
+5 퀸튜플(quintuple) 보기
+6 섹스튜플(sextuple) 보기
+7 셉튜플(septuple) 보기
+8 옥튜플(octuple) 보기
+9 노뉴플(nonuple) 보기
+10 데큐플(decuple)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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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세계랭킹 1위 데이비드 듀발이 올해 브리티시오픈 첫날 티샷이 빗나가자 볼 향방을 가리키고 있다. 듀발은 7번홀(파5)에서 8오버파 13타를 기록했다. [사진=R&A 홈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