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주택시장의 해외 자금 유입이 대폭 감소했다. 특히 중국 투자자들의 ‘입질’이 크게 줄어들었다.
무역 전쟁과 정책 리스크에 따른 부동산 투자 매력 저하와 중국의 자본 규제 강화, 여기에 달러화 강세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맨해튼의 노른자위 부동산 시장 [사진=블룸버그] |
17일(현지시각)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 사이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주택 매입이 직전 1년 대비 금액 기준으로 36% 급감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이 매입한 미국 주택은 총 18만3100건, 779억달러로 파악됐다. 이는 직전 1년 수치인 26만6800건, 1210억달러에서 대폭 감소한 결과다.
해외 투자자들이 사들인 주택의 중간값 역시 28만600달러로, 전년 29만400달러에서 상당폭 떨어졌다.
특히 중국인의 투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중국 투자자가 매입한 미국의 주거용 부동산은 134억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56% 위축됐다. 주요 해외 투자자들 가운데 중국은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와 과격한 무역 마찰 속에 미국 부동산 투자 매력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유학생들이 미국보다 호주와 캐나다, 영국 등 다른 지역을 선호하는 상황도 주택시장 투자 감소와 직접적으로 맞물린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엄격한 자본 규제 역시 이른바 차이나 머니의 미국 부동산 시장 유입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이다.
중국 온라인 부동산 중개 업체인 주웨이닷컴의 캐리 로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상황을 초래한 것은 한 마디로 트럼프 효과”라며 “올해 1분기 거래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5% 급감했다”고 전했다.
중국 이외에 캐나다와 인도, 영국, 멕시코 등 주요국 투자자들의 미 부동산 거래가 일제히 상당폭 줄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 이외에 달러화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투자 자금 유입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하 움직임에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해외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이 회복될 것인지 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한편 주택 시장 한파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미국 실물경기 전반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 시장 전문가들이 긴장하는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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