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대법원이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소유권이 문화재청에 있다고 판결한 가운데, 문화재청은 배익기 씨에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회유를 위한 설득과 협의를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6일 뉴스핌에 “당장은 강제집행에 들어갈 계획은 없지만 지속적으로 배익기 씨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결과 통보 및 훈민정음 반환요청 내용이 담긴 공문을 15일 배씨에 발송했다. 조만간 반환 설득을 위해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KBS 2TV '추적60분' 캡처] |
이 관계자는 “3회 이상 독촉 문서 발송 후 반환 거부시 법원에 강제집행 요청을 할 수 있지만 관계기관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강제집행은 매우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동시에 문화재 은닉 및 훼손죄로 검찰 고발 조치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은 2008년 배익기 씨가 공개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해례본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든 이유와 한글의 사용법을 간략하게 설명한 글이다. 서울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해례본(국보 70호)보다 상태가 좋고 표제와 주석이 16세기에 더해저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상주본은 배익기 씨가 갖고 있었으나 2010년 골동품 판매업자 조 씨가 상주본을 배 씨로부터 도난당했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됐다. 2011년 대법원은 민사소송 3심에서 소유권은 조 씨에게 있다고 발표했고 조 씨는 2012년 문화재청에 기증하겠다는 서약을 했으나 숨졌다. 배 씨는 2012년 형사소송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고, 그해 9월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2015년 배 씨의 집에 큰 화재가 나면서 해례본이 일부 훼손됐다. 이 가운데 배 씨가 해례본 상주본을 10년 넘게 어디에 숨겨놓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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