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2018년 1월 피해사실 폭로…안태근, 1심서 실형
“종결 후 낸 검찰 의견서 못 봤다”…재판부, 선고 일주일 연기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서지현(46·사법연수원33기) 검사를 강제추행한 뒤 부당 인사 발령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안태근(53·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항소심 선고가 일주일 연기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이성복 부장판사)는 11일 오후 2시10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오는 18일로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변론 종결 후 검찰 측에서 낸 추가 의견서를 보지 못해 피고인 방어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한다”며 “항소심에 이르러 오랫동안 심리해왔는데, 일주일 더 선고를 연기할테니 의견을 내달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에서 볼 때 의견서에 쟁점이 되는 내용이 담긴 것은 아니고 공판중심주의 원칙상 법정에서 현출되지 않는 것은 참고자료로만 활용하겠다”며 “양쪽에서 더 주장할 게 있다면 일주일 내로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형석 기자 leehs@ |
앞서 안 전 국장은 지난 2010년 10월쯤 한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서 검사에게 부당인사 발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한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은 의혹을 폭로했다.
파문이 커지자 검찰은 ‘검찰 성추행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조사단(단장 조희진 동부지검장)’을 만들어 조직 내 성범죄 사건을 자체적으로 조사했다. 조사단은 안 전 국장의 강제추행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돼 인사 불이익 혐의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하지만 1심은 부당인사발령 지시 혐의를 비롯해 강제추행 의혹까지 모두 사실로 인정하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구속영장이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국장은 1심 선고 직후 법정 구속됐다.
1심 재판부는 “서 검사의 진술, 이에 부합하는 목격자들의 진술 및 서 검사와 일하던 동료들이 사건 직후에 이 같은 얘기를 들었다는 진술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2010년 10월경 장례식장에서 서 검사를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이 당시 검찰 조직 내 성추행 사실이 널리 알려지고 있었다는 것도 인식하고 있었고, 인사상 불이익으로 사직을 유도하고자 하는 동기가 충분히 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성추행 비위를 덮기 위해 보상받고 보호받아야 하는 피해자에게 오히려 부당하게 인사상 불이익을 줬고, 서 검사는 이로 인해 치유하기 어려운 정신적 상처를 받았다”며 “검찰국장의 지위를 사유화하고 남용함으로써 국민의 믿음과 검찰 구성원의 기대를 저버렸으므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안 전 국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실수를 저질렀다면 서 검사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안 전 국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1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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