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큰 폭의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 9일 세계증시가 3거래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 증언을 앞두고 시장이 움직임을 자제하는 가운데, 유럽증시 초반 세 가지 종목 이슈가 주가의 흐름을 이끌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인 BASF는 ‘충격적인’ 순익 경고를 내놓은 후 주가가 6% 가까이 미끄러지고 있다. BASF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을 이유로 순익이 대폭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1만8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한 도이체방크의 주가도 4% 급락하고 있으며,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된 애플의 주가도 간밤 뉴욕증시에서 2% 이상 하락했다.
앞서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6월 19일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가 낙폭을 다소 만회하며 0.4% 하락 마감했다.
중국 증시의 블루칩 지수인 CSI300 지수는 0.3%, 홍콩 항셍지수는 0.7% 각각 하락했다.
로젠블라트 증권이 아이폰 등의 판매 부진을 이유로 애플의 펀더멘털이 향후 6~12개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아, 애플의 아시아 공급업체들의 주가가 2~4% 미끄러졌다.
대만 혼하이정밀과 AAC테크는 1.4% 및 3.1% 각각 하락했고, 유럽에서도 인피니온과 ASM,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2% 가량 급락했다.
MSCI 전세계지수 6개월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외환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의 증언을 앞두고 미국 고용지표 호조에 이어 물가 전망까지 반등하자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대폭 낮아졌다.
현재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에서 오는 30~31일 정책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지만 50bp 인하할 확률은 몇 주 전에 비해 급격히 낮아졌다.
이에 따라 달러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이날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97.432로 소폭 오르고 있는 반면 유로는 달러 대비 1.1204달러로 6월 중순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마이클 멕칼프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마켓츠 글로벌 거시전략 헤드는 “파월 의장이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거나 기대감에 찬 물을 끼얹으면 시장이 상당히 파괴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연준 관계자들이 7월 금리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금리인하 전망을 100%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파운드는 미달러 대비 6개월 만에 최저치인 1.2481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영국 의회는 총리가 EU와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를 추진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상품시장에서는 이란 위기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성장 둔화로 수요가 약화될 것이란 우려에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하고 있다. 금값도 미달러가 상승하면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 9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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