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금리인하 압박을 가하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직무 유기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까지 내놓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입맛에 맞는 인물로 파월 의장을 교체하기 위해 포석을 까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주말을 맞아 뉴저지 골프클럽을 방문한 후 워싱턴DC 백악관으로 돌아가기 위해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에게 “연준이 자신의 일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정책으로 유럽에 비해 미국이 불리한 입장에 놓였고 증시의 오름세도 제한됐다”고 밝혔다. 그는 “연준이 아니었다면 다우지수가 5000~1만 포인트 올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에도 “우리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자들이 아니라 연준”이라며 “연준은 지나치게 빨리, 지나치게 자주 금리를 올렸다. 연준이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공격에 다시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 혹은 그 전에라도 연준 의장을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로 교체하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해석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이사로 주디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명했다. 둘 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하 주장을 강력히 지지하는 인물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두 사람 중 중 한 명을 밀기 위해 이번에 이사로 지명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말에 파월 의장을 해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고 올해 초에도 백악관 법률고문들에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이사로 강등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일부 보도를 부인했지만 “파월 의장은 내가 원한다면 (연준 의사로서) 임기를 채울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연준 의사로서의 임기는 2028년까지다.
파월 의장은 의장으로서 4년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는 의향을 표시하며, 이 사안에 대해 법적 제도가 명확히 수립돼 있다고 맞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법에 따르면 연준 이사를 대통령이 해임하려면 직무 유기와 불법 행위 등의 사유가 있어야 하며, 단순히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는 정책을 추진했다고 해임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실책을 지속적으로 비난하는 이유는 파월 의장에 대한 직무 유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미국 경제 전망 불확실성을 들며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오는 9일 예정된 연설에서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난에 어떠한 대응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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