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홀 동안 보기는 단 2개…재미교포 티파니 조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숫자
위기에서 파세이브 능력 보여주는 징표…이글도 2개 잡아 찬스에도 강해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4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네이다의 손베리 크릭CC(파72)에서 시작돼 6일 현재 3라운드까지 마친 미국LPGA투어 손베리 크릭 LPGA클래식(총상금 200만달러)은 스코어가 잘 나오기로 정평났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김세영은 투어 54홀 및 72홀 최다언더파 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당시 그의 4라운드합계 스코어는 31언더파 257타(63·65·64·65)였다. 올해도 3라운드까지 한 라운드에 8∼10언더파를 친 선수가 18명(19회)에 달한다.
손베리 크릭CC의 페어웨이는 넓고 러프는 깊지 않다. 그린 주변에 벙커도 많지 않고, 그린 언듈레이션도 심하지 않다. 4개의 파5홀은 모두 2온이 가능하다. 더욱 대회전 비까지 내렸다. 코스가 평이하므로, 선수들은 마음껏 기량을 발휘한다. 올해 커트를 통과한 70명 가운데 3라운드까지 사흘 내내 60타대 스코어를 낸 선수는 22명이나 된다.
공동 선두 네 명에게 1타 뒤진 단독 5위로 최종라운드를 맞이한 재미교포 노예림(18). 지난달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어프로치샷을 하는 장면이다. [사진=KLPGA] |
한 마디로 이 코스에서는 누가 이글과 버디를 많이 잡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버디 게임’ 양상이 벌어진다. 지난해 김세영은 나흘동안 이글 1개와 버디 3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했다.
올해도 그 양상은 재현됐다. 3라운드까지 합계 20언더파 196타로 공동 선두로 나선 네 명의 홀 스코어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펑샨샨은 이글 3개와 버디 17개, 티파니 조는 이글 1개와 버디 19개, 아리야 쭈타누깐과 박성현은 이글없이 버디만 22개와 25개씩을 각각 기록했다. 선두와 1타차인 합계 19언더파 197타(63·65·69)로 단독 5위인 재미교포 노예림(18)은 이글 2개와 버디 17개를 잡았다.
우승 향방은 최종일 누가 버디(이글 포함)를 많이 잡느냐에 따라 가려질 것으로 보이나, ‘골프는 실수를 최소화하는 게임’이라는 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버디 못지 않게 누가 남은 18홀동안 실수를 적게 하느냐도 우승의 관건이 될 수 있다. 3라운드에서 14번홀까지 중간합계 23언더파로 줄곧 선두를 달리며 투어 54홀 최다언더파(24언더파) 기록 경신이 기대됐던 박성현이 15번홀(파5)에서 세컨드샷 실수에 이은 쇼트 퍼트 미스로 더블보기를 하고, 16번홀(파4)에서는 티샷 실수로 보기를 하면서 단독선두에서 공동선두로 내려간 것은 이를 방증한다.
프로 전향 후 처음 출전한 미국LPGA투어 대회, 그것도 월요 예선을 거쳐 어렵게 출전권을 얻은 대회에서 ‘신예’ 노예림이 선두와 1타차의 5위에 랭크된 것도 주목할만하지만, 이 대회 사흘동안 보기 숫자가 적었다는 점에서 놀랍다.
노예림은 첫날 17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한 후 32개홀 동안 ‘노 보기’ 행진을 벌이다가 셋쨋날 14번홀(파4)에서 이 대회 두 번째 보기를 기록했다. 홀까지 약 2.5m 거리의 버디 퍼트 기회에서 3퍼트를 하고 말았다.
3라운드까지 ‘톱10’에 든 10명 가운데 보기 숫자가 노예림보다 적은 선수는 재미교포 티파니 조 뿐이다. 티파니 조는 단 하나의 보기만 했다. 54홀동안 보기 2개를 한 선수는 노예림 외에 쭈타누깐, 미나 해리개, 얀 징, 앨리슨 리 등 네 명이 있다. 그러나 이 네 명은 이글 숫자가 0∼1개로 노예림(이글 2개)보다 적다. 노예림은 기회가 왔을 때 이글을 기록하면서도, 위기에서는 파를 세이브하는 능력이 투어의 톱랭커들 못지않다는 얘기다.
노예림은 최종일 양희영과 같은 조로 편성됐다. 끝에서 세번째 조로, 현지시간 오후 3시5분에 티오프한다. 그 바로 앞에서는 박성현-쭈타누깐이 함께 플레이한다. 챔피언조는 펑샨샨-티파니 조로, 이들은 3라운드에서도 동반플레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