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오는 8~13일 신임 당대표 선거
관계자 "심에 대한 당원들의 신임 투표"
"양경규 득표율 따라 沈 향후 행보 결정"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8대2 정도로 심상정이 유리하다.”(정의당 관계자)
결국 다시 ‘어대심(어차피 대표는 심상정)’이다. 정의당 당대표 선거 얘기다. 심 의원은 경쟁자인 양경규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인지도와 대중적 인기, 정치 경력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TV 예능프로그램까지 출연했다.
하지만 한때 ‘세대교체’를 외친 심 의원이 다시 돌아오는 만큼 반발도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대결이라기보다 심 의원에 대한 당원 신임투표에 가깝다”며 “양경규 후보가 얼마나 득표하느냐가 주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심상정, 양경규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당대표 후보 토론회 방송에 앞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2019.07.01 |
◆2017년 ‘세대교체’ 외치며 물러난 심상정이 돌아온 이유
심 의원의 정의당 당권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이미 심 대표는 2015년 정의당 3기 상임대표를 지냈고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대권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대선 이후 2017년 당대표 선거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했다. 진보진영의 간판인 노회찬-심상정을 이을 ‘진보진영의 세대교체’가 이유였다.
하지만 심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을 밀어내겠다며 재차 정의당 당권에 도전했다. 그는 출마선언문에서 “내년 총선은 ‘자유한국당의 부활이냐, 정의당의 약진이냐’로 판가름 나는 선거”라며 “주춤하고 흔들리는 더불어민주당만으로는 촛불 개혁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총선 승리를 앞세웠지만 결과적으로 2017년에 심 의원이 말한 ‘세대교체론’은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심 의원 대세론이 부는 이유는 '인물론'이다. 현재 윤소하·추혜선·김종대 의원과 이정미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를 뚫어야 하는 입장이다. 4.3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여영국 의원도 내년 총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반면 심 의원은 안정적인 지역구, 대외 인지도, 대선과 총선을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총선을 지휘하고 때로는 선봉에 나서야 하는 당대표인 만큼 심 의원 외에 적격자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세대교체에 실패했단 지적은 나올 수밖에 없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양경규 후보도 이 점을 지적했다. 양 후보는 1일 실시된 정의당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에서 "심 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당의 민주주의와 소통이 훼손되고 있다는 많은 당원들의 요구가 있다"며 "국민들이 보기에 심 후보 외에 정의당이 안 보인다면 이것도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정의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심상정, 양경규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양천구 SBS에서 당대표 후보 토론회 방송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7.01 |
◆‘어대심’ 관전 포인트는 양경규 후보자의 득표율
양 후보 말처럼 정의당 내에서는 심 의원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나오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심 의원이 훌륭한 정치인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새로운 혁신에 대한 목마름도 많은 만큼 양경규 후보가 얼마나 많은 표를 얻느냐에 따라 심 의원 행보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원들도 쇄신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에 따르면 정의당 싱크탱크 정의정책연구소가 실시한 2018년 8월 당원 여론조사결과, 당 활동 참여 당원은 20%에 불과했다. 양 후보는 “당 활동 참여의사를 가진 당원은 50%였는데 이러한 통계는 당원들의 참여와 소통을 위한 당의 기본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심 의원 대세론은 꺾이기 쉽지 않다. 양 후보가 진보운동계에서는 잔뼈가 굵지만 대중 정치인으로서 인지도가 낮아서다.
심 의원과 당권을 놓고 경쟁하는 양경규 후보는 1959년생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진보정당에서 활동해 왔다. 1997년에는 권영길 대선 캠프에서 조직위원장, 2000년 민주노총 부위원장, 민주노동당 부대표를 역임했다. 2015년부터 정의당에 합류했다. 진보성향의 인터넷 언론 레디앙 대표를 맡기도 했다.
정의당 관계자들은 “심 의원은 대다수 당원들로부터 절대적인 신임을 얻고 있다”면서 “양경규 후보가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지만 심 의원이 인지도에서 압도적인 만큼 쉽게 이길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정의당 당대표 선거는 7일까지 전국 순회 유세, 8일부터 13일까지 당원 대상 투표로 이어진다. 결과는 투표 마지막 날인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with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