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최초 허위광고…38년前 삼성전자
7일 후 냉장고 크기 부풀린 금성사 제재
당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으로 조치
18년 후인 99년 독립법률 표광법 시행
가습기·디젤게이트 등 표광법 시행 20년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및 1980년대 삼성전자·금성사 로고 [뉴스핌 DB] |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38년 전 삼성전자는 대리점에 팸플릿 1만부에 자사 냉장고의 용량을 허위로 표시하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공정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자사 냉장고의 냉장실이 136ℓ인데도 140ℓ로 부풀린 사례였다. 이는 1980년 12월 처음 제정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듬해 최초의 허위과장광고 제재 사건(1981년 6월 22일, 의결일 기준)으로 기록됐다.
이로부터 7일 후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비슷한 허위과장광고 사례로 역사를 장식했다. 금성사 역시 냉장고 실내 크기가 늘어난 것처럼 광고한 건이었다. 냉장실 윗부분이 1mm 줄었는데 오히려 늘어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광고하거나 2mm 늘어난 밑부분이 상하 57mm 늘어난 것처럼 부풀린 경우였다.
당시 광고 행위들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6호’ 및 ‘불공정거래행위 지정고시 제12호’로 조치를 받은 사건이다.
이후 18년이 지난 1999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독립법률인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1999년 2월 표광법 시행 후 첫 제재 사건은 2000년 3월 11일 ‘진기물산의 부당광고행위’이다. 당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면서 객관적으로 인정된 근거도 없이 광고하다 시정명령을 받았다.
진기물산의 부당광고 제재 이후 표광법 시행 20년이 지났다.
표광법 시행 이후 가장 큰 과징금을 받은 사건은 2016년 12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독일 폴크스바겐 본사, 아우디 본사의 373억원 과징금 처벌 건이다.
해당 사건은 이른바 배출가스 조작 사건으로 ‘디젤게이트’ 파문이 일었다. 인체 안전과 관련한 내용을 숨긴 ‘가습기살균제’ 건도 대표적이다.
표광법 시행 20년 동안 남양주뉴스테이협동조합, LG유플러스, 현대리바트, 에이스침대, 성주군청, 이랜드월드 등이 부당 광고행위로 줄줄이 경고를 받아왔다.
최근 사건으로는 인피니티 브랜드 ‘Q50 2.2d’ 경유 차량에 대한 뻥 연비와 캐시카이 경유 차량의 배출가스 거짓 등 한국닛산·일산자동차(Nissan Motor)가 검찰에 고발 조치된 건이다.
지철호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뉴스핌 DB] |
표시광고법 시행 20주년을 맞은 1일 연세대학교 광복관의 단상에 오른 신현윤 한국광고법학회장은 “표시광고법 시행 20년간의 광고법 주요 판례를 재조명하고, 광고법 문화의 발전을 위한 전문가의 의견을 담아내는 데 중점을 뒀다”며 개회사를 통해 광고판례백선을 알렸다.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해 종래 규제 중심으로 운영돼 온 시스템을 소비자에게 바르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지철호 공정거래부위원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표시광고 실증제와 중요한 표시광고 고시제도 도입, 비교정보 사업 추진, 온라인 소비자종합정보망인 스마트컨슈머 서비스 개시 등과 같은 제도 개선을 비롯해 현실 경제에서 전개되는 다양한 형태의 부당한 표시광고에 대한 시정을 통해 표시광고 분야의 경쟁질서를 확립해왔다”고 강조했다.
지 부위원장은 이어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ICT의 발달과 SNS의 확산으로 인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광고가 출현하는 등 광고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공정위는 새롭게 생겨나는 형태의 광고와 그로 인해 유발되는 소비자 문제에도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유동수 국회의원, 김병욱 국회의원,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 신현윤 한국광고법학회장, 신동권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등을 포함해 학계·법조계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