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이 소장한 자수병풍 2건을 보전처리하고 그 결과를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오는 2일부터 17일까지 전시한다고 1일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 박물관 한국실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조선시대(19세기) 자수병풍 2건에 대한 보존처리작업을 마쳤다. 지난 2009년부터 시작된 국립중앙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은 외국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들을 보존하고 이를 전시, 교육 등에 이용해 한국 문화를 홍보하는데 활용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자수화조도 병풍 처리 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미국 포틀랜드박물관 소장 자수 병풍은 지난 2016년 한국실 지원 사업에 선정돼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 약 2년에 걸쳐 작품의 분석과 보존처리를 마치고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길상의 뜻을 담은 꽃과 새를 수높은 '자수화조도' 병풍은 가족의 화목과 다산을 상징해 예로부터 선물용으로 주로 제작됐다. 기존에 이 병풍은 4폭씩 두 개로 분리됐고 화면의 순서가 바뀌어 있었다. 이에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화면의 순서를 바로잡고 8폭 병풍으로 다시 제작했다. 또한 원 장황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 후기 자수화조도병풍을 토대로 병풍의 장황도 새롭게 꾸몄다.
'자수백수백복자도' 병풍은 장수와 행복을 뜻하는 '수(壽)'와 '복(福)'을 화면 가득 수놓은 문자도 병풍이다. 병풍의 연결 부분이 일부 벌어지고 바탕 비단과 자수에 오염이 있었는데 바탕비단 및 자수의 오염물을 건식 세척으로 제거하고 조선시대 병풍의 형식으로 다시 갖춰 처리했다.
자수백수백복자도 병풍 처리 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
1892년 건립된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은 1970년대부터 한국 문화재를 수집한 이래 현재 총 127점의 한국 문화재를 소장·전시하고 있다. 이 작품들은 포틀랜드박물관의 대표적인 한국 소장품들로 조선시대 말 빼어난 자수 병풍의 제작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다. 외국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를 전통 양식에 맞춰 보존처리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씻고 원래 모습을 되찾는 자수 병풍의 보존처리 작업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단장한 두 작품을 본래 소장처로 돌아가기 전 한국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실 지원 사업을 통해 외국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들이 적극 활용돼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는 얼굴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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