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유통은 파트너 산업이다. 상품이 반, 운영이 반이다. 우리 2만4000명 식구들은 운영 효율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다시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 매일 뼈를 깎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저는 목숨을 걸고 협력사와 우리의 브랜드 파워를 함께 키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이 재도약을 위한 소통 확대에 나선다. 임사장은 최근 A4 4매 분량의 ‘자필 손 편지’를 써 2만4000명 임직원을 격려한 데 이어 28일부터 협력사 대표들과의 릴레이 간담회를 시작했다. 임직원과 상품에서부터 시작되는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카테고리별 주요 협력사 대표를 소그룹으로 만나 4시간 가량의 ‘끝장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의 고충과 아이디어를 CEO가 직접 듣고 톱다운 방식으로 협업 방안을 모색해 파트너십을 높인다는 취지다.
[사진=홈플러스] |
지난 28일 신선식품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서울 등촌동 홈플러스 본사에서 ‘신선식품 동반성장 파트너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돌코리아, 화랑영농조합법인, 청아랑영농조합법인, 청원생명, 동우농산, 진우상사, 늘푸른영어조합법인, 참푸드, 정다운 등 9개 신선식품 협력사 대표와 임사장, 신선식품 팀장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상품 품평과 함께 상품 개발, 매출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임 사장이 가장 여러번 언급한 단어는 ‘목숨’이다. 임 사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제조사에게 가장 좋은 거래처란 자신들의 브랜드 파워를 키워 줄 수 있는 채널이냐 아니냐에 달렸다"며 "목숨걸고 협력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주는 장을 만들 것. 목숨을 걸고 신선식품을 지키겠다. 데이터 경영에도 목숨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총수나 계열사가 있는 타 유통사와 달리 독자적이고 신속한 결정으로 누구보다 빠르게 변신할 수 있다"며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적극적으로 변화에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6개월 만에 16개 점포를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결합한 스페셜로 전환해 운영 효율을 높인 데 이어 모바일 사업, 코너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데이터 경영, 신선혁명 등 새로운 변신에 대해 예고한 것이다.
임 사장은 "신선식품은 독한 근성을 갖추지 않으면 해낼 수 없는 어려운 일로 한 번의 개선으로 끝나지 않고 매일 밥 먹듯 숨 쉬듯 쉬지 않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수많은 상품 카테고리 중에서도 신선식품 경쟁력이 미래 유통의 생사를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유통사가 신선식품을 탐내지만 경쟁력의 절반은 농가, 절반은 운영 효율에 있다"며 "우리는 농가에서부터 고객의 식탁에 이르는 전 유통 과정에서 최선의 품질을 유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편의성이 전부인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매장으로 변신하는 것이 미래 오프라인 매장의 승부수로 협력사들이 고객의 감성을 터치하고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는 장으로 변신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경쟁에서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임 사장은 “온라인 시장에서도 독창적인 유통 운영모델을 통해 홈플러스만 거의 유일하게 흑자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 신선식품 품질과 운영의 경쟁력이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을 보다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끝으로 임사장은 “유통업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없고,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지속 불가능한 파트너 산업”이라며 “우리 모두가 신뢰와 집념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독려했다.
임사장은 앞으로도 매달 주요 카테고리별로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해 릴레이 간담회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