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엑소와 방탄소년단 등 한류 최전선에 선 아이돌들이 암표와 전쟁 중이다. 티켓 불법 거래를 막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애꿎은 팬들만 등 터지는 형국이다.
지난 4일 예스24에서 단독 오픈한 엑소 콘서트 티켓이 대량 취소돼 온라인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이후 방탄소년단의 부산 팬미팅에서는 타인 명의의 티켓 소지자들이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티켓 예매처와 소속사는 '불법 티켓 근절'을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 엑소 콘서트, 팬들은 '강제취소' 주장…예매처는 "불법 예매된 티켓만 처리"
지난 4일 온라인 티켓 판매처 예스24에서는 SM(에스엠) 소속 아티스트 엑소의 다섯 번째 단독콘서트 '엑소 플래닛 #5-익스플로레이션-(EXO PLANET #5-EXplOration-)'의 팬클럽 선예매가 오픈됐다. 하지만 티켓 예매 직후부터 SNS 등 온라인상에 티켓 예매가 강제취소됐다는 글들이 쇄도하며 관련 키워드가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를 점령하기에 이르렀다.
엑소 팬들은 해당 화면을 캡처해 온라인상에 올리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튿날에는 관련 문의가 이어져 티켓판매처와 주최처 고객센터가 연결이 되지 않을 지경이었다. 예스24 측은 "우리 쪽에서 강제취소한 예매는 불법으로 티켓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 1건 뿐"이라며 팬들의 대량 강제취소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예스24 홈페이지] |
이후 예스24 측은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띄워 과열된 문제제기를 잠재웠다. 이들은 "예스24에서 강제취소를 진행한 건은 단 1건, 매크로 예매 건"이라며 "미입금 취소 안내된 부분은 미입금 상태에서 고객이 직접 취소하는 경우와 입금하지 않아 자동 취소될 경우의 메시지가 동일하게 나와 오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스24는 또 본인 외 취소 이슈에 관한 문의에는 "(자동 로그인 설정시)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도 있는 IP 접속이 확인된다며 계정 보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불법 티켓 예매를 회사 차원에서 처리하는 것 외에도, 여러 이용자가 한 아이디로 접속할 경우 생길 수 있는 피해를 경고하며 '암표 거래 근절'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특히 예스24측은 일반 예매 이후에도 "티켓 자동 취소 이후 고객센터 쪽으로 진짜 취소자가 예약자와 동일하게 나오는 지 확인하고 싶다고 개인정보열람요구서를 보낸 분들이 있었고, 요청한 정보에 대해 최대한 확인해 드리고 있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티켓 취소자는 예약자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며, 예스24에서 강제 취소한 건은 1건(매크로 사용)인 점은 동일하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 아수라장 된 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엑소 팬덤과 함께 해시태그 운동까지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다섯 번째 공식 글로벌 팬미팅 'BTS 5TH MUSTER MAGIC SHOP(비티에스 피프스 머스터 매직 샵)'을 열었다. 이 행사는 일반 콘서트와 달리 방탄소년단의 공식 팬클럽 아미 가입자들을 위한 것으로, 예매 당시부터 선착순인 타 공연과 달리 팬클럽 신청, 추첨제로 티켓을 판매했다.
하지만 팬미팅 당일 일부 팬들이 본인 확인이 되지 않아 100명이 넘게 입장이 거부됐다는 글들이 온라인상에 속속 올라왔다. 부모님을 비롯해 타인 명의 아이디로 티켓이 당첨된 팬들이 무더기로 입장을 하지 못한 것. 이와 관련해 SNS상에서는 '#머스터_해명해' 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다수의 항의글이 올라왔다. 일부 팬들은 예스24에서 티켓이 강제취소됐다는 엑소팬들과 연대해 함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소속사의 해명을 촉구했다.
[사진=KBS 뉴스 캡처] |
빅히트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들은 “이번 행사는 공식 팬클럽 아미 5기를 위한 팬미팅”이라며 “양도받은 티켓 및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티켓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알렸다. 지정 예매처와 팬카페, SNS, 문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전 공지를 충분히 했음을 강조하며 티켓 환불 등의 조치도 고려하지 않았다.
팬들은 소속사의 암표 근절 의지에는 공감하면서도, 학생 등 신분 미비자들의 본인확인 절차를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다만 팬덤 일부에서는 "불법 암표 거래 방지를 위한 과도기일 뿐"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