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탱크 차량 앞 줄 길게 늘어서고, 지역 호텔·식당 문닫아
폭염 기후로 리치 먹은 어린이 AES 걸릴 위험 높아져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인도에서 여섯번째로 큰 대도시인 타밀나두 주 첸나이에서 폭염이 최장기로 이어지는 가운데 수 백만명의 주민들이 물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고 CNN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CNN은 인도 재해관리부 관리들을 인용, 올해 폭염으로 최소 36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11일(현지시간) 인도 첸나이 여성들이 말라붙은 주민들이 만든 강에 구멍에서 물을 길고 있다. 2019.06.11.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타밀나두 주 정부는 물부족 사태를 해소하기 물탱크 차량을 통해 주민들에게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수십만명의 주민들은 폭염 속에도 물통을 들고 몇 시간씩 줄을 선다.
타밀나두 주 정부의 경제 통계부에 따르면 2017년 60만 5510가구에만 관내 수도가 연결되어 있다. 이들이 1인당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평소 120리터(L)지만 가뭄 때는 70L로 줄어든다. 미국 환경보호청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한 가정이 하루에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양은 300갤런으로 리터로 환산하면 약 1135L이다.
더욱이 첸나이 전체 인구 460만명 중 약 82만명에 달하는 빈민가 주민들은 민간 물탱크 차량을 이용할 수도 없다.
지역 운동가인 자야람 벤카테산 씨는 쳄바람바캄을 비롯한 다른 세 개의 저수지가 거의 말라있어 도시가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상권들도 물부족으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다. 첸나이 내 호텔 소유주이자 지역 주민인 M.센틸사라바난 씨는 용수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첸나이에 있는 호텔과 식당들이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그는 호텔 물 공급을 위해 이틀에 한번꼴로 6000루피(한화 약 10만1220원)를 내고 물탱크 차량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밀나두 외곽 지역에서 민간 물탱크 차량이 오지만 수요가 너무 높아 제때 공급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수자원 오염 등으로 인한 물부족으로 약 20만명이 매년 사망한다.
지난해 인도 정부 싱크탱크인 니티 아요그는 보고서를 통해 6억명의 인도 국민들이 극심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첸나이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델리,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 등 대도시 거주민을 포함한 1억명이 지하수가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대부분 지역은 지하수를 통해 용수를 공급해왔으며 지하수는 거의 고갈됐다.
인도 북부와 중부에서는 30일 넘게 높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10일 수도 뉴델리의 기온은 섭씨 48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이상기후가 나타난 이유는 몬순(인도 대륙에서 4개월간 뇌우가 이어지는 기간)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예년보다 일주일이 늦어진 6월 8일경 몬순이 인도 남부에서 시작됐다.
한편, 인도 북부 비하르주에서는 리치를 먹고 급성뇌염증후군(Acute Encephalitis Syndrome, AES)에 걸린 아동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폭염 기후가 AES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다.
현지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저혈당 외에도 여러 요인 때문에 어린이들이 AES에 감염됐다고 전했다. 인도 소아과협회 비하르 지부 회장을 맡았던 아룬 쿠마르 샤 박사는 저혈당 외에도 덥고 습한 날씨, 위생 문제, 영양실조 등이 AES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비하르주 무자파르푸리 지역에서 리치를 먹고 숨진 아동 수는 103명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AES와 관련된 증상을 보였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