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한 유엔의 첫 독립 조사 결과, 그의 죽음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비공식 처형’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CNN의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아그네스 칼라마드 특별보고관은 카슈끄지 죽음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사우디가 카슈끄지를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살인’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왕가에 비판적인 기조의 언론인이었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들어간 후 실종됐다. 사우디 왕실은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다, 작전이 틀어진 것이라 변명한 후 다시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측근이 카슈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며 입장을 수차례 바꿨다.
다만 사우디 왕실은 빈 살만 왕세자나 살만 국왕이 카슈끄지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작전에 대해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측에서는 빈 살만 왕세자의 측근인 15명의 암살자가 왕세자의 승인 없이 이러한 작전을 펼칠 리 없었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칼라마드 특별보고관은 빈 살만 왕세자나 살만 국왕이 카슈끄지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고, 다만 ‘불법행위의 책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적절한 당국이 추가 조사를 할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칼라마드 특별보고관은 또한 사후 범죄 현장에서 ‘치밀한 법의학적 방법으로 증거가 훼손됐다’며,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한 사우디 측의 현장 조사는 ‘사법 방해’ 행위라는 의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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