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들랜드, 최종일 17번홀 그린 프린지에서 기막힌 칩샷으로 우승까지 내달아
[뉴스핌] 김경수 골프 전문기자 = 올해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랜드는 최종일 17번홀(길이 220야드)에서 예상밖의 클럽 선택으로 골퍼들을 놀라게 했다.
우들랜드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GL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 16번홀까지 2위 브룩스 켑카에게 2타 앞선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파3인 17번홀에서 그의 티샷은 그린 오른편 프린지에 멈췄다. 그린과 프린지의 희미한 경계선 바로 밖이었으나 그린이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홀은 그린 왼쪽에 뚫렸는데, 볼∼홀(약 27m)의 플레이선에 프린지가 튀어나와 있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처럼 퍼터로 처리했다가는 볼이 프린지에 걸려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게리 우들랜드가 2019US오픈 최종일 17번홀(파3) 그린 에지에서 웨지로 샷을 한 후 볼의 향방을 좇고 있다. [사진=USGA 홈페이지] |
우들랜드는 로브 웨지(로프트 64도)를 꺼내들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의 눈은 더 휘둥그래졌다. 몇 차례 연습스윙을 한 후 친 그의 웨지샷은 튀어나온 프린지를 살짝 넘어 그린에 떨어진 후 굴러 홀옆 60cm 지점에 멈췄다. 동반 플레이어인 저스틴 로즈가 손을 내밀어 축하해줄 정도로, 세계 정상급 프로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없는 굿샷이었다.
자칫 3퍼트나 보기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파를 세이브한 우들랜드는 그 여세를 몰아 켑카를 3타차로 따돌리고 첫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2주전 열린 US여자오픈 개최지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CC 16번홀(파4) 그린도 말발굽 형태여서 선수들이 그린에서 웨지를 잡아야 할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목격되지는 않았다.
우들랜드는 우승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농구를 하다가 골프로 전향해서 그런지 쇼트게임이 약했다. 2005년에는 교습가 랜디 스미스의 지도아래 쇼트게임 기량을 향상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칩샷 연습을 하는데 올인하다시피 했다. 골프장 코스 관리자가 싫어할만큼 그린 주변 칩샷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자신있게 웨지로 샷을 할 수 있었다. 웨지 대신 퍼터를 들고 퍼트했으면 볼이 홀에서 6m 이내에 멈추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들랜드가 결정적 순간 그린이나 다름없는 프린지에서 웨지를 들고 간결한 칩샷으로 파를 세이브한 장면은 그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이 거론될 때마다 함께 회자될 것으로 보인다.
그린에서 퍼터 외의 클럽을 사용해도, 그린에서 아이언으로 샷을 하면서 그린에 자국을 내도 규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단 아마추어 골퍼들의 친선 라운드에서 대부분 그러하듯이, 골프장 로컬룰로 그린에서 아이언 사용을 금지하면 그에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