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면접교섭권 있었는데..고유정 전 남편은 왜 아들을 못봤나

기사입력 : 2019년06월14일 09:47

최종수정 : 2019년06월14일 17:21

고유정 전 남편 강모씨 2년 동안 아들 보지 못해
면접교섭권 판결 후 무참히 살해..."남일 같지 않아"
양육비 미지급은 감치 처분...면접교섭권 불이행엔 과태료
전문가 "면접교섭권 보호에 법원 미온적...엄정히 대처해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해자 강모(36)씨는 2017년 고유정(36)과 이혼한 뒤 한 번도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강씨는 월 2회 아들을 만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었지만 고유정은 그에게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다. 강씨는 결국 가사소송을 통해 면접교섭권을 얻은 뒤에야 아들을 만날 수 있었지만, 꿈에 그리던 그날 무참히 살해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고유정의 범행 동기는 전 남편의 면접교섭권 행사에 따른 불만으로 추정된다.

고유정과 같은 양육자의 악의적인 면접교섭권 행사 방해에도 권리 구제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면접교섭권 보호를 위한 법원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제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제주시 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19.06.12 leehs@newspim.com

◆ 양육비 미지급은 제재 대상인데...면접교섭은 강제 불가능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면접교섭권은 부부가 이혼한 뒤 자식을 양육하지 않는 부모가 자녀를 만나거나 전화 또는 편지 등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러나 자식을 양육하는 부모가 아이를 보여주지 않는 등 면접교섭권을 침해할 경우 구제 받을 수단은 마땅치 않다.

현행법상 양육자에게 면접교섭권 이행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면접교섭권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과태료를 내지 않아도 재촉할 방법이 없고 면접교섭을 이행하도록 강제할 수도 없다.

이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한 제재와 상반되는 부분이다. 비양육자가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양육자는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이행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과태료나 30일 이내 일정한 장소에 수용되는 감치 처분이 내려진다. 

엄경천 법무법인 가족 대표변호사는 "협의 이혼시 양육자는 양육비부담조서라는 집행권원을 따로 받기 때문에 양육비를 안 주면 강제집행을 바로 할 수 있다"며 "반면 면접교섭에 대해선 이같은 집행권원이 없고 별도의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씨가 6일 오후 제주 제주시 동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유치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6.06 leehs@newspim.com

◆ "법적 조치 취했지만 법원 결정 종잇조각 불과"...면접교섭권 보호 호소

고유정의 끔찍한 범행과 강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남일 같지 않다"며 면접교섭권 보호를 보장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청원인은 지난 10일 '유가족들이 원하는 제주도 전 남편 살인범의 강력한 처벌과 함께 선량한 비양육자와 자녀의 면접교섭권을 보장하는 실제 실행가능한 강력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했다.

매월 전 남편에게 양육비를 지급한다는 청원인은 "아들과 면접교섭을 하는 법원 판결을 받았지만 전 남편은 계속해 아들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수년간 법원을 통해 이행명령, 과태료 신청 등 법적 조치를 모두 취했지만 법원의 결정은 종잇조각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판결문과 결정문이 있어도 양육자가 안 지키면 그만이라 저와 아들의 권리는 전 남편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며 "전 남편은 정당한 권리인 아들과의 면접요청에 대해 저에게 화를 내고 분노하며 법정 밖에서 마주치면 '죽여버려'라고 소리를 질러 저는 생명의 위협마저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권리가 있어도, 법원 판결과 결정을 받아도, 아무리 노력해도 모자간의 만남이라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을 길이 없다"며 "이런 부당한 행위를 이혼 초기 단계부터 방지하고 비양육자와 자녀의 면접교섭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실질적이고도 강력한 법적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 "법원 미온적 대처 한계...처벌 강화, 가사조사관 개입 등 역할 중요"

전문가들은 이혼 부모의 면접교섭권 보호를 위해 법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육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교섭권 행사를 방해하는 것에 대해 법원이 나서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경천 변호사는 "재판부는 양육비 미지급에 대해선 민감하게 처리하는 반면, 면접교섭권 불이행은 그렇지 않다"며 "양육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교섭권 이행 방해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면접교섭권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비양육자 입장에선 양육비 지급에 회의감을 느끼게 되고 갈등이 커지는 악순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재판부가 적극적으로 과태료 처분을 하는 등 법원에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처벌의 강화 대신 법원 가사조사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사조사관은 이혼 재판 사건 등의 가사 소송사건에 대해 사실 조사와 관련 자료를 수집해 사실 확인을 하는 공무원이다.

설충민 법무법인 태신 변호사는 "면접교섭권을 이유로 감치 처분이 이뤄진다면 자녀에 대한 양육이나 보호에 구멍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처벌 강화는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면접교섭권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법원의 가사조사관이 적극 개입할 수 있도록 역할을 강화하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un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