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살인·사체훼손·유기·은닉 혐의 12일 제주지검 송치
얼굴 가린채 모습 드러내...'왜 죽였느냐' 질문에 묵묵부답
경찰, 피해자 강모씨 시신 수색에 총력
[제주=뉴스핌] 노해철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검찰로 넘겨졌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살인과 사체 훼손·유기·은닉 등 혐의를 받는 고유정을 12일 기소의견으로 제주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
[제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이 12일 오전 제주 제주시 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19.06.12 leehs@newspim.com |
이날 오전 10시 2분쯤 호송차에 오르기 위해 경찰서를 나온 고유정은 검정색 치마에 남색 운동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고유정은 고개를 숙이고 머리카락과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지난 6일 신상공개가 결정된 이후 머리를 풀어헤친 채 고개를 숙여 얼굴을 감췄던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는 '피해자를 왜 죽였냐', '범행을 후회하느냐', '우발적 범행이라는 입장에 변화가 없냐' 등 질문에 전혀 답하지 않았다.
'현 남편과 아이에게 하고픈 말이 있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숙인 채 대답 없이 곧장 호송차로 향했다.
피해자 강모(36)씨 유족들은 이날 고유정을 향해 '고개를 들라', '지옥 끝까지 쫓아가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분노했다. 유족 중 한 명은 고유정이 탑승한 호송차 앞을 막으며 도로에 눕기도 했다.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9시 16분 사이 제주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지난 1일 고유정을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긴급체포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범행을 저지르기 8일 전인 지난달 17일 충북의 한 병원에서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를 처방 받고 인근 약국에서 구매했다. 범행 3일 전인 지난달 22일에는 제주 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고무장갑 등 범행도구를 미리 구입하는 등 치밀한 계획 아래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고유정이 강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정신이 몽롱해지자 흉기로 최소 3회 이상 공격해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은 전 남편이 자신의 평온한 현재 결혼 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유정은 강씨와 2017년 이혼한 뒤 6세 아들의 양육권을 가져갔다. 강씨는 고유정이 아들을 보여주지 않자 면접교섭권을 주장하며 법원에 가사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9일 면접교섭권을 얻었다.
강씨와 아들이 만나게 되자 고유정은 면접교섭권 소송 기일 다음날인 지난달 10일부터 휴대전화와 인터넷에서 '니코틴 치사량', '살인도구', '시신 유기 방법' 등 범행 관련 단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하며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정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있지만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에 대해선 부인하고 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강씨가 성폭행을 하려고 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강씨를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고유정을 검찰에 넘긴 경찰은 향후 강씨 시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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