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오는 8일 '취임 한 달'
패스트트랙 이후 풀지 못 한 국회 정상화 숙제
李 “시험장 못 들어가고 배회하는 기분” 토로
“취임 때 강조했던 혁신 기류는 아직” 지적도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김현우 기자 = 취임 한 달을 앞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정상화’란 첫 정치적 시험대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내 반장’ 역할을 두고도 아직까지는 의문 부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원내대표는 오는 8일 취임 한 달을 맞는다. 장외로 나간 자유한국당을 국회로 복귀시켜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지도 한 달째. 여기에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당내 혁신을 꾀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06.04 leehs@newspim.com |
이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국회 정상화를 강조했다. 최우선 과제로 내건 만큼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를 자극하기보단 설득하는 데 공 들이는 모습이었다. 당 지도부가 한국당에 십자포화를 퍼부을 때도 이 원내대표는 신중론을 견지했다. 당 지도부도 협상 전권을 이 원내대표 손에 쥐어줬다.
문제는 실질적인 성과 소식이 들리지 않다는 점.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6일 현충일에도 물밑 접촉을 이어갔지만 이견만 확인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요원한 상태다. 이 원내대표도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그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임 한 달 소감을 묻는 기자들에게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배회하는 것 같다”고 답답한 심정을 내비쳤다. 그는 “(기자들이) 스스로 채점해보라고 한다. 민생이 급하고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는 것이 급한 데 (한국당의) 과도한 요구로 국회 정상화가 발목잡힌 게 몹시 속상하다”고 했다.
최근 취임 100일을 넘긴 황교안 한국당 대표에 대한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이 원내대표는 “내 30일도 부족했지만 황 대표의 100일은 정말 아니었다”며 황 대표의 강경한 가이드라인이 국회 정상화를 발목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지난달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호프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2019.05.20 |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를 두고 ‘책임 돌리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패스트트랙 파동 후속 조치에 대한 이 원내대표의 결단력을 주문하며 “여야 3당 간 호프회동 외에는 눈에 띌 만한 행보를 찾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황 평론가는 ‘이 원내대표가 예상보다 청와대를 의식하고 있다’는 해석도 내놨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친문’ 김태년 의원과 비교되며 기대를 모았으나 그 역시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경선에서 변화와 혁신, 쇄신을 강조해 표심을 파고들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황 평론가는 최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주목 받으면서 이 원내대표가 일부 가려진 측면도 있다고 봤다.
여권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취임 한 달 차에 불과해 평가하긴 이르다”면서도 “언제까지 당 안팎으로 로우키 스탠스를 유지할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이 원내대표의 운동권 강성 이미지를 두고 “지금 같은 국면에선 살려줄 필요가 있지 않냐”고 했다.
다만 원내대표단 소속의 한 의원은 “조심스러운 행보 역시 이 원내대표의 진중하고 섬세한 성격에서 나온 것”이라며 “국회 정상화 노력 차원에서 (이 원내대표가)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취임 한 달 차는 탐색전으로 봐주는 것이 맞다”며 유보적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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