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복지

속보

더보기

[마약중독자의 고백㉚] 해경 “해체후유증 마약수사 인프라, 처음부터 다시”

기사입력 : 2019년06월07일 16:10

최종수정 : 2019년06월07일 16:10

정보망 붕괴·인력 유출...수사 인프라 무너져
수사인원 해체 이전 대비 20%...사비 들여 정보원 확보
예산 감축까지 '이중고'...인력·망원·예산 복원 절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인천=뉴스핌] 임성봉 윤혜원 기자 = 첩보는 마약 수사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첩보의 열쇠는 ‘정보원’을 얼마나 확보했느냐에 달려있다. 경찰이 정보원에게 밥을 사고 술도 사는 이유다. 그만큼 정보원을 접촉하고 신뢰를 쌓고, 고급정보를 캐내는 일은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신뢰 관계가 탄탄할수록 정보의 질은 높아진다.

정보원을 만들기는 힘들어도 잃는 것은 순식간이다. 해상 마약범죄를 단속하는 해경에게 과거 해체됐던 3년여의 공백은 소중한 정보원을 모두 잃은 시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 해양경찰청 형사마약계는 지금도 맨땅에 헤딩하듯 정보원을 확보하는 이른바 ‘망원 구축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약범죄 정보원에게 사비를 털어 밥도 사고 술도 산다.

해경의 마약 수사를 책임졌던 베테랑 수사관들이 해체 당시 경찰청으로 대거 이동한 것 역시 해경으로서는 뼈 아픈 상처다. 반면 육상경찰(경찰청)에서 해경으로 건너온 이들도 있다. 마약 수사에서는 박주식 해경 형사마약계장이 대표적이다. 박 계장은 경찰에서 ‘수사통’으로 활동하다 해경으로 몸을 옮겼다.

그런 박 계장이 처음 형사마약계로 왔을 때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풍부한 마약 수사관도 부족했고 관련 예산도 터무니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박 계장은 “해상 마약범죄는 항공이나 육상에 비해 밀반입 물량도 압도적이고 은닉방법도 다양해 수사 역량이 중요하다”며 “그럼에도 예산 부족에 시달리다 보니 망원을 구축하는 일부터 인력 확보, 신형 장비 구입 등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5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 해양경찰청에서 박주식 형사마약계장이 인터뷰 중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06.07. [사진=임성봉 기자] imbong@newspim.com

해경이 없던 세월, 마약의 온상으로 전락한 해상, 그리고 이들을 뿌리 뽑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는 해경. 박 계장에게 해경 마약 수사의 모든 것을 들어봤다.

◆잃어버린 정보원 ‘뼈 아픈 손실’

마약 관련 첩보는 어떤 수사기관보다 해경에게 더욱 중요하다. 지구 표면적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바다는 그야말로 망망대해. 첩보 없이 마약범죄의 단서를 건져 올리기란 어렵다.

특히 선박을 통해 밀반입되는 해상에서 마약을 찾아내는 일은 ‘서울에서 김 서방 찾기’다.

가령 수백만 톤급 선박에 실린 수천 개의 컨테이너 중 1개에만 마약이 숨겨져 있다면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더라도 이를 단번에 잡아내는 일은 0%에 가깝다. 물론 정보원이 마약이 실린 컨테이너를 특정한다면, 이를 압수할 가능성은 99%로 올라간다.

해경 역시 2014년 해체되기 전까지는 망원 구축이 탄탄한 수사기관으로 꼽혔다. 마약 수사관만 해도 200여명에 달했다. 이들은 다수의 정보원을 확보하고 있던 것은 물론 기발한 수사기법을 갖고 현장에서 마약사범들을 잡아들이던 전문 인력이었다.

해경이 2017년 부활하면서 마약 수사도 재개됐지만, 그 역량은 예전 같지 않았다. 수사관과 ‘형님, 동생’하던 정보원을 모조리 잃었기 때문이다. 해경으로서는 이 점이 가장 큰 손실이었다.

과거보다 크게 감축된 정원도 골치였다.

현재 형사마약계 수사관은 총 41명. 해경 해체 이전 200여명으로 구성됐던 것에 비하면 20% 수준에 불과하다. 정보원 확보에 현장 출동, 거기에 새로운 마약 수사관을 양성하는 일까지 도맡아야 하다 보니 과부하가 올 지경이다.

해경의 수사망이 없어지자 바다는 마약 무법지대로 탈바꿈했다.

박 계장은 “마약 수사가 중단된 2014년 11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단속·검거 실적은 단순 투약자를 잡아들인 게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거의 없다시피 했다”며 “해경 부활 이후 새로운 망원을 구축하는 게 쉽지 않고, 수사 노하우를 갖고 있는 직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해양경찰청 전경. 2019.06.05. [사진=윤혜원 기자] hwyoon@newspim.com

◆사비 들여 정보원 만나...‘인력·망원·예산’ 삼각축 복원 절실

수사 인력과 정보망 구축에는 정성과 노력만큼이나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일선 수사관들은 부서의 규모가 줄면서 예산도 덩달아 감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사람이 갔더니 예산도 함께 가버린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해경 마약 수사관들은 무작정 발로 뛰어야 하는 처지다. 얇은 지갑을 털어 정보원과 한 번이라도 더 식사하기 위해 노력한다.

모든 수사기관이 마찬가지겠지만, 해경으로서는 코 앞의 수사를 위해서라도 예산 확보가 필수적이다. 무엇보다 공항 등과 비교해 검문이 취약한 해상, 항만 등에서 마약을 잡아내기 위해서는 수사 인프라 복구가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해상 마약범죄는 수사 반경이 넓고 한 번 거래가 이뤄지면 대량으로 밀반입되는 특성상 첩보와 더불어 함정, 항공 등 해양 세력의 순찰과 수색이 유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지금은 이러한 인력, 정보, 장비의 ‘삼각편대’가 엇박자를 내다보니 수사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해경은 마약 전문 수사관을 육성하고 정보망을 복구하는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중장기 목표를 ‘인력. 장비, 예산 확보’로 설정하고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의 문을 두드리는 중이다. 경찰청이 각 지방청에 마약수사대를 두듯 해경도 각 지역에 마약 전문 수사관들을 배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해경 내부에서도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 발맞춰 마약 수사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수사관들을 중심으로 해경 마약 수사의 ‘옛 영광’을 되찾자는 각오도 남다르다.

박 계장은 “버닝썬 사태로 인해 마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젊고 유능한 해경들이 마약 수사에 관심 보이며 지원하고 있다”며 “수사 인프라를 복구하는 문제와 별개로 해경이 보유한 모든 역량을 동원해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최대한 단속, 적발해 마약청정해역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hwyoon@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