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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100일] ②대선주자 같은 행보 "당 밖에서 흥행몰이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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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인’ 면모 탈피 후 대여 투쟁 선봉장 나서
의원들 막말에 칼날…총선 공천서 영향력 시사
외연확장 노력에도 한계 지적…“환부 도려내야”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입당 43일만에 당대표에 당선된 황 대표는 초기에는 다소 어설픈 연설과 유세로 ‘정치 풋내기’로 불렸으나 지금은 야권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배낭을 메고 전국을 돌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민생대장정은 톡톡히 효과를 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이후 구심점을 잃고 의기소침해있던 보수진영을 한데 묶고 진보진영에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됐음을 공론화하는 여론몰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일각에선 대여 투쟁 최전선에서 당을 이끌며, 정치신인으로 단기간 리더십을 확립시키는데 이보다 더 효과적일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5‧18 망언자 징계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선긋기 등 외연 확장을 위한 노력에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3차 규탄대회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19.05.04 yooksa@newspim.com

◆ 정치신인답지 않은 과감 리더십...장외투쟁의 효과? 확실히 자리 잡은 제1야당 대표

황 대표는 지난 2월 27일 전당대회를 통해 국회의원 금뱃지가 없는 상황에서도 당대표에 당선돼 한순간에 제1야당의 수장이 됐다. 하지만 다선의원이 즐비한 보수진영의 본산, 한국당 안팎에선 적잖은 우려가 제기됐다. 찬반이 극명하기 갈리는 주제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반복하면서 강단 있는 야당 대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앞서 지난 2월 19일 한국당 전당대회 TV토론에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어쩔 수 없었는가’라는 질문에 'X' 팻말을 들었다.

황 대표는 당시 “세모로 하고 싶었으나 세모가 없어서 엑스를 들었다”며 “헌법재판소 결정은 존중하지만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드루킹 사건에 대해서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 뒤에 배후가 있는 게 아닌가 한다”며 신중하게 답했다.

김진태 당시 당대표 후보는 “신중해도 너무 신중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황 대표에겐 ‘황세모’, ‘황애매’ 등의 별명이 따라붙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 취임이 전형적인 ‘신상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기존 정치인과 다를 바 없으나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선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천안=뉴스핌] 자유한국당이 지난달 31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우정공무원연수원에서 제4차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당대표, 조경태 최고위원, 민경욱 대변인. q2kim@newspim.com

◆'황세모·황애매' 혹평에서 출발...최근 '황 핏대' 별명, 文정부 향해 거침 없이 공세 

하지만 최근의 평가는 확실히 달라졌다. 언행에 힘이 붙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여야 각 당이 경제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는데 지금 우리 경제가 그렇게 남 말하듯 할 상황인가”라며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강도 높게 핏대를 세웠다.

황 대표는 또 “지금 국회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청와대와 여당의 불법적 패스트트랙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대통령이 적반하장으로 우리 당에 책임을 돌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심지어 청와대가 우리 당과의 협상 과정을 언론에 흘리고, 제1야당을 배제한 채 4당 대표들과의 회동을 추진하는 꼼수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 문 대통령을 향한 비난 공세를 최고 수위로 끌어올렸다.

당 내부 단속을 위해 바짝 신발끈도 묶고 있다. 황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의 연이은 막말 논란에 공천 칼날을 들이밀며 ‘막말 금지령’을 내렸다. 당대표 권한으로 외연 확장까지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황 대표는 지난 5일 "지금까지의 잘못에 대해서는 돌 맞을 일이 있다면 제가 다 감당할 것이고 그럴 각오"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더 이상의 잘못은 용납할 수 없다.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앞으로 또 다시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언행이 나온다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다선의원들이 포진한 한국당 내부 단속을 위해 취임 100일 만에 아껴둔 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사실 그동안 많이 참았을 것"이라면서 "대표로서 위상을 분명히 내세울 타이밍을 기다렸을 것이고, 국회의원이 아닌 당대표 입장에선 선장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기회가 절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황 대표의 무서운 점은 기다릴 줄 알면서도 조급하지 않고, 막상 기회가 왔을 때는 마치 기다린 듯 상당히 무게감 있는 언성이 나온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당 내에서 신생 황교안 측근그룹으로 불리는 인사들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신상진 신정치특위 위원장는 "총선을 가로막는, 구설수에 오르는 막말을 하는 의원들은 그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천에서의 감점, 경우에 따라서는 공천 부적격자로 해 공천룰에 고쳐 넣으려고 한다"고 힘을 보탰다. 공천 부적격을 언급하는 것인 사실상 당 안팎서 금기에 속한다.

하지만 황 대표와 측근그룹에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칼을 들이댈 수 있음을 꺼내들면서 "이제부터 드디어 황교안의 총선 전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광주=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지만, 일부 참석자들의 반대시위 속에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9.05.18 leehs@newspim.com

◆ 험지 방문 지지 호소에도 ‘외연 확장’ 한계는 여전

황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 과도한 의전을 요구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6년 대통령 권한 대행 시절 국회의장 방문시 대통령급 의전을 요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같은해 3월에는 서울역 플랫폼까지 내부까지 차량을 타고 진입해 과잉 의전 논란이 됐다.

때문에 황 대표 취임 초기에는 공무원 출신으로서 의전을 당연시 여기는 만큼 반대 여론이 명백한 험지는 피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반대 목소리를 피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전국 순회 장외투쟁 일환으로 지난달 3일 광주송정역 광장을 찾았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 해체’ ‘황교안 물러가라’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든 시민단체 속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이어갔다. 황 대표는 시민단체 항의를 피하는 과정에서 일부 시민이 뿌린 물에 맞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5.18 기념식 참석 때는 방문을 거부하는 시민단체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다. 황 대표는 기념식 후에도 비판 목소리를 마주했고, 결국 정문이 아닌 5.18 민주묘지 후문 펜스를 뜯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황 대표는 이후 “제가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환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며 “자유한국당 대표로서 당연히 안고 가야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그 분들의 목소리도 가슴에 깊이 새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황 대표의 행보에도 외연 확장 한계가 뚜렷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5.18 망언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와 국정농단 정국의 주인공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여전히 끌어안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외연 확장 및 이미지 개선을 위해 최근 여성과 청년 표심 잡기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 5일 국회 사랑재에서 '황교안 X 2040 미래찾기'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수도권 거주 젊은 시민들·당직자·보좌진·당원 등을 초대했다. 청년 세대와 소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병을 고치려면 환부를 도려내는 것이 먼저”라며 “황 대표가 청년과 여성, 중도층 표심잡기에 몰두하고 있지만 가장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총선 승리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서울 동작에 위치한 한 치킨집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생, 취업 준비들과 함께 건배를 하고 있다. 2019.05.24 kilroy023@newspim.com

 ◆ 6개월 연속 대선주자 1위 질주...내년 총선 앞두고 정치 행보 잰걸음
     "당 밖에서 흥행몰이 시도...전형적인 대선전략 중 하나, 길게 보는 듯"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황 대표는 어느새 확실한 리더군에 둥지를 틀었다. 여권의 이낙연 국무총리와 양강구도를 잡은 것.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대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황 대표는 22.4%(▲0.2%p)로 6개월 연속 선호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이 총리가 선호도 20.8%(▲1.7%p)로 황 대표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 총리 선호도가 처음으로 20%를 넘어서면서 1·2위 간 지지율 격차는 전달 2.0%p에서 1.6%p로 좁혀졌다. 

황 대표가 선호도 1위를 지킨 가운데 이 총리가 오차범위(±2.0%p) 내에서 황 대표를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보수진영에서 황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등을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에 올리고 있다.

이들 가운데 현재까지 가장 안정적인 지지층을 형성하고 있는 후보는 단연코 황 대표다. 물론 일각에선 내년 총선을 전후로 보수진영서 정계 개편이 이뤄질 경우 보수 대표주자가 요동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컨대 대선 1년 전인 2021년 원희룡 지사가 치고 나오고, 오세훈·유승민 등이 과감한 합종연횡 구도를 그리게 되면 황 대표의 외연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하지만 보수의 본산인 한국당 내에서 리더십을 인정 받게 되면 상황은 황 대표에게 유리하다. 이를 위해 내년 4월 총선에서 120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PK(부산·울산·경남), TK(대구·경북)지역을 석권할 경우 황 대표는 확실한 부동의 보수진영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황 대표는 이미 대선을 내다보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100일도 안된 신임 대표가 전국을 돌며 민생행보를 펼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 "당을 장악하기 위해 당 내 결집을 내부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당 밖에서 전국적 흥행을 이끌고 들어오는 것은 전형적인 대선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q2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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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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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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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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