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슈 관심 증폭...상용화 가로막는 '경제성'의 벽
[서울=뉴스핌] 권민지 기자 = 지난해 1월 중국 정부가 폐플라스틱 수입을 중단하며 플라스틱이 국제적 환경 문제로 떠올랐다. 국내 규제도 강화됐다. 지난해 8월 환경부는 커피숍과 패스트푸드 등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올해 4월부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도 시행됐다. 대형마트에서 무료로 제공하던 플라스틱 봉투를 유상으로 판매하는 것도 이러한 규제의 영향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화학업계로서는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화학 기업들은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활로를 찾고 있다. 다만, 경제성을 갖추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화학업계는 바이오 플라스틱을 비롯한 친환경 라인업을 구축 중이다.
바이오 생분해성 플라스틱 상품 [사진=이콘] |
바이오 플라스틱은 바이오 매스를 원료로 하는 고분자 플라스틱으로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나뉜다.
바이오베이스 플라스틱은 옥수수 등 식물에서 유래된 바이오매스를 20~25% 함유한 플라스틱이다. 생산·분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유해물질이 기존 플라스틱에 비해 적게 배출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바이오매스를 50~70% 이상 함유한 플라스틱으로 흔히 말하는 '썩는 플라스틱'이다. 사용 후 땅이나 물에 폐기하면 6개월 내 분해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8월 친환경수지 코폴리에스터의 생산설비 확대를 위해 991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SK케미칼의 지난 1분기 코폴리에스터 영업이익은 109억원이었다.
그 외에도 SK케미칼은 3D 프린터에 사용되는 PLA 소재를 개발했다. 옥수수, 사탕수수 전분 등으로 만든 PLA는 폐기되면 물과 탄산가스로 완전분해 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타 소재 대비 유연해 사출이 쉬워 3D 프린터 소재로 활용된다.
한화케미칼도 지난 4월 연세대학교와 함께 '혁신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연에서 썩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 기술 연구에 들어갔다. 2024년까지 5년간 운영되는 연구소에서는 전분 등을 원료로 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LG화학 등도 PLA를 연구 중이다.
그러나 높아지는 관심과 진행 중인 연구에 비해 바이오 플라스틱 상용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2015년 CJ제일제당과 함께 '바이오 플라스틱 실증플랜트 구축사업'을 진행했으나 경제성 문제로 중단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현재 PLA 관련 연구는 진행 중"이라며 "PLA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업화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LG화학도 2009년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박테리아 PLA 기술을 개발했으나, 현재까지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용화 직전 단계까지 기술을 확보해도 바이오 플라스틱은 경제성이 낮아 수요가 없다"며 "환경에 대한 관심과는 별개로 수요가 없는데 생산을 하는 것은 이윤을 창출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dotor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