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시작 후 10여분 만에 법안분할안 원안대로 가결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현대중공업이 임시 주주총회 장소와 시간을 급하게 변경하는 등 진통을 겪은 끝에 법인분할(물적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연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의 첫 단추를 꿰었다.
현대중공업 노사가 31일 주총장인 울산대학교 체육관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모습. [사진=남동현 기자] |
3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11시10분 울산시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임시 주총을 개최하고 법인분할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해당 안건은 주총이 시작된 지 10여분 만에 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사업회사(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으로 나누어지게 됐다. 향후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에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현물 출자 받는 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계획이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한국조선해양 아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4개 조선사가 위치하게 된다.
당초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10시 울산시 동구 한마음회관에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인분할에 반대하는 노조가 닷새 전부터 주총장을 점거, 진입 자체를 막자 오전 10시30분쯤 급하게 주총 장소와 시간을 변경해 공지했다.
이 때문에 주주와 노조, 사측 모두 급하게 택시와 오토바이, 버스 등을 타고 울산대 체육관으로 이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노조 측은 조합원들에게 "임시 주총 장소가 변경됐다"며 "지금 울산대 체육관으로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이날 법인분할 안건이 주총을 통과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절차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노조가 이날 주총을 두고도 강력히 반발, 강경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추가적인 진통을 겪게 될 우려가 있다.
또한 향후 국내외 공정거래 당국의 기업결합심사도 결코 만만치 않을 걸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이 연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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