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국 런던의 기후변화·생태계 파괴 대책 촉구 시위단체 '멸종저항'(Extinction Rebellion)이 세계최대 환승공항 중 하나인 히스로 공항에 드론을 점거, 하루 동안 교통을 마비시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 단체는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오는 6월 18일에 히스로 공항 당국이 하루 동안 공항을 폐쇄하게끔 직접적인 비폭력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며 이는 고(高) 이산화탄소 배출 활동이 향후 '집단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중을 겨냥한 시위가 아니다. 다만, 정부는 기후와 생태계의 긴급상황을 해결하는 임무에 착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히스로 공항의 제3 활주로 건설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 영국 의회는 지난해, 히스로 공항의 제3 활주로 건설 예산 180억달러를 승인했다. 환경운동단체들은 가뜩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히스로 공항에 새로운 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시위 제안서에는 이날 드론을 공항 상공에 띄워 여객기의 이·착륙을 막는 계획이 담겼다. 또, 만약 정부와 공항 당국이 18일 시위 이후에도 신규 활주로 건설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달인 7월에 2주 동안 공항을 폐쇄하겠다는 내용이다.
문건에는 드론과 여객기가 충돌할 위험성을 배제하기 위해, 공항 당국에 시위 계획을 미리 고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로이터는 그러나 해당 제안이 행동으로 옮겨질 지는 미지수라고 알렸다. 단체 내부에서는 시위 메시지가 교통에 불편을 겪는 여행객들에게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또, 단체 성격이 분산적이고 구성원들 대다수가 단체의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봉사자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편, 멸종저항 시위대는 대기오염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생태계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달 22일 런던 자연사박물관 내 흰긴수염고래 골격 아래에 있는 빈 공간을 점거, 시위한 바 있다.
영국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밖에 드러누우며 시위하는 '멸종저항' 소속 운동가들 2019.04.27.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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