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달러화당 중국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깨고 위로 올라가는 것(위안화 가치 하락)은 시간문제라고 월가의 투자은행들이 전망했다.
BNP파리바는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하면 미국증시에서 투매가 촉발되고 이로 인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 재개를 유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클라우디오 피롱 아시아 통화·금리 전략 공동책임자는 '2015년 위안화 평가절하 쇼크' 이후로 달러당 위안화 환율이 7위안 선을 시험한 적이 이번을 포함해 세 번 있었다는 점을 언급, "이번이 이전과 다른 점은 무역긴장의 격화"라고 말했다.
달러/위안 환율 추이 [자료= 블룸버그통신] |
이전에는 당국의 개입을 통해 7위안이 사수됐지만, 이번에는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변수가 더해져 방어가 힘들 것이라는 얘기다. 또 피롱 공동책임자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가 실현되면 달러당 위안 환율은 7위안을 넘어 7.13위안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들어 달러당 위안 가치는 약 2.5% 하락했다. 월간으로 작년 7월 이후 가장 많이 떨어져 아시아 통화 가운데 최대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주 달러당 위안 환율은 6.9217위안으로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위안화 가치가 5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뜻이다.
피롱 공동책임자뿐 아니라 월가의 전략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달러당 위안 환율이 10년 여만에 7위안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별도로, 블룸버그가 옵션가격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위안 환율이 1년 이내에 7위안을 상향 돌파할 가능성은 38%로 지난달보다 두 배 늘었다.
7위안이 돌파되면 증시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씨티그룹은 주식 투매뿐만 아니라 각국의 경쟁적 평가절하, 나아가 금융 불안까지 촉발할 수 있다고 했다.
BNP파리바스의 자산운용 부문의 치 로 대중화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7위안 돌파는 미중 무역협상 재개를 이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그는 7위안 돌파는 아시아 지역의 통화가치 평가절하를 촉발하고, 미국 주가를 떨어뜨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타결 의지를 자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7위안 돌파의 여파를 두고 경고 전망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결과일 뿐, 금융 시장이 걱정하는 파국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자본유출과 관련, 당국의 자본통제가 강화된 만큼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조언이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리난 류 대중국 거시 전략가는 "경상수지 적자와 경제성장 둔화, 투자자금 유입 둔화 등을 고려하면 통화가치의 조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중국의 경기회복은 수출이 감소하고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더 둔화한 것으로 집계되는 등 모멘텀을 잃은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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