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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하청기술 빼돌린 현대건설기계·현대중공업 '검찰고발'

기사입력 : 2019년05월29일 12:00

최종수정 : 2019년05월29일 12:00

하도급 업체 기술자료 유용 덜미
법인 및 관련 임원 2명' 檢고발'
기술유용 후 납품가 인하요구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하도급업체의 기술을 빼돌려 제3의 업체에게 만들어 달라고 납품견적을 받은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이 공정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술자료를 유용한 현대건설기계 및 현대중공업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4억3100만원을 부과한다고 29일 밝혔다. 각 법인과 현대건설기계 상무, 차장 등 임직원 2명에 대해서는 검찰고발토록 했다.

법 위반 내용을 보면, 현대중공업은 굴삭기 부품인 ‘하네스’의 기술자료를 유용했다. 하네스란 굴삭기 등 건설장비의 각 부품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부품 상호간에 전달, 각 부품이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전선의 집합체다.

통상 굴삭기 한대에 20여 개의 하네스가 장착된다.

현대중공업은 굴삭기 부품인 하네스 구매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기존 납품업체의 도면을 빼돌려 2016년 1월 다른 하네스 제조업체에 전달했다. 다른 업체로부터 납품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납품견적을 낸 것.

하네스 업체 도면에는 제작에 필수적인 부품 정보나 작업 정확도를 높이는 작업정보 등이 기재됐다.

현대건설기계 공장 전경 [사진=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은 도면을 전달한 제3의 업체에게 견적을 내면서 기존 공급처에게 납품가격 인하를 요구했다. 결국 2016년 4월 공급처 변경 대신 기존 공급처의 공급가가 최대 5%까지 인하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자회사인 현대건설기계의 경우는 2017년 7월경 ‘하네스 원가절감을 위한 글로벌 아웃소싱’ 차원에 새로운 하네스 공급업체를 물색하다 기술유용을 저질렀다.

하도급업체 3곳이 납품하던 총 13개 하네스 품목 도면을 2017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제3의 업체에게 전달한 것.

무엇보다 현대중공업은 2015년부터 2017년 4월 분할 전까지 38개 하도급업체들에게 ‘승인도’라는 부품 제조에 관한 기술자료를 제출받는 등 기술자료 요구절차(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 정식 서면을 통해 요구)를 어겼다. 기술자료 요구 품목 수는 396건이다.

현대건설기계의 경우는 공정위 조사 개시 이후인 2018년 4월 제3의 하네스 제조업체에게 도면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의 추가조사를 통해 드러나자, 현대건설기계는 공급처 변경 관련 절차를 중단했다.

전달된 도면은 납품가능성 타진 및 납품견적을 내는 데 사용됐다.

이들은 경쟁입찰을 통한 기술자료 유용도 저질렀다.

공정거래위원회 심판정 [뉴스핌 DB]

현대중공업 및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 및 현대건설기계는 경쟁입찰을 통한 낮은 견적가격 등 시제품을 구매할 목적으로 하도급업체의 도면을 제3의 업체에게 제공, 견적을 냈다.

시제품 입찰은 지게차용 배터리 충전기, 휠로더 신규 모델용 드라이브 샤프트(엔진의 동력을 바퀴에 전달하는 부품), 굴삭기용 유압밸브였다.

아울러 현대건설기계는 하네스 납품업체들에게 21톤 굴삭기용 주요 하네스 3개 품목의 도면을 요구하는 등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했다.

이 밖에 현대건설기계는 분할 신설된 2017년 4월부터 17년 12월까지 24개 하도급 업체들에게 승인도를 요구하는 등 기술자료 요구절차를 위반했다. 해당 품목 총수만 118건에 달했다.

이하나 공정위 기술유용감시팀장은 “기술유용 행위의 경우 법 위반 금액을 특정하기가 곤란해 현대건설기계에 부과한 과징금 액수는 정액 과징금 제도를 활용, 산정된다. 현대건설기계의 행위를 ‘중대한 법 위반행위’로 판단한 것”이라며 “기술자료를 제3자에게 제공한 후 공급업체 변경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기술유용에 해당한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내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 주요업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과 직권조사를 펼칠 방침이다.

jud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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