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과 무역 냉전을 벌이는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를 본격 가동할 움직임을 보여 세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중국의 희토류가 자국 경제 발전을 저지하려는 세력들에게 이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정책자들 사이에서 나온 것.
희토류, 진정 미국이 두려워하는 비밀무기가 될까?[사진=바이두] |
이와 별도로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의 후 시진 편집장은 정부가 희토류의 미국 수출 제한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각종 IT 기기부터 전기차까지 중국 희토류 의존도가 80%를 웃도는 미국 상황을 감안할 때 이날 발언은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각)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한 정책자는 현지 CCTV와 인터뷰에서 희토류를 무역전쟁에서 무기화 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희토류를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한 대응책으로 동원할 수 있다”며 “중국이 수출하는 희토류를 이용해 만든 제품으로 중국의 발전을 저해하려고 한다면 희토류를 생산하는 쟝시성은 물론이고 중국 국민 모두가 불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희토류의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최 우선점을 둘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다만, 수출을 전면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희토류 생산 현장을 직접 방문한 한편 새로운 대장정이 시작됐다고 발언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타임스의 후 편집장은 미국과 무역 전면전이 재개,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중국 정부가 희토류 미국 수출 제한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으며, 이 밖에 다른 비관세 보복을 강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연간 5000억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중국 수입 물량 가운데 희토류의 비중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희토류가 최첨단 IT 제품에 없어서는 안 되는 원자재인 데다 지난 중국 의존도가 80%를 웃돌기 때문에 중국이 실제로 수출 제한에 나설 경우 충격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세븐포인트 캐피탈의 마이클 카츠 파트너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화웨이 압박에 이어 중국 정책자의 희토류 발언은 양국 무역 마찰이 점차 IT 냉전으로 번지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주장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는 투자 보고서에서 전세계 희토류 시장에서 중국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갖춘 상황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중국의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현실적으로 희토류 수출 제한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에서 제조되는 IT 완제품이나 부품에 이미 희토류가 사용된 상태로 수출되며, 이 부분까지 차단하는 문제가 간단치 않다는 얘기다.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의 마크 챈들러 전략가는 “미국이 공식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에서 수입되는 희토류가 연간 4000톤 가량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미 부품이나 완제품에 사용된 희토류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