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한국 영화 최초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미경 부회장, 기생충 영화 '책임프로듀서'에 이름 올려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이미경 부회장이 영화 ‘박쥐’ 이후 10년 만에 칸 국제영화제를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영화제에서 영화 ‘기생충’ 공식 상영에 참여해 제작진과 배우를 지원했다는 소식이다.
27일 CJ ENM에 따르면, '기생충'은 지난 25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한국 영화로는 최초다. 지난 2012년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이후 7년 만에 세계 최고의 한국 영화로 선정된 것이기도 하다.
이날 칸 국제영화제에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경쟁부문에 오른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기생충' 제작진과 출연진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는 다른 일정을 소화하느라 폐막식에는 참석하진 못했지만, 수상 소식을 매우 반겼다는 후문이다.
기생충은 바른손이엔이가 제작을 맡고 봉준호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다. 순 제작비는 135억원에 이르며 총 제작비는 150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기생충은 192개국에 선 판매되며 '아가씨'(176개국)를 뛰어넘으며 역대 최고 해외 판매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부회장은 ‘기생충’의 엔딩 크레디트에 ‘책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렸다.
◆ 아무도 시도하지 않던 '문화사업'… CJ, 영화 해외진출 지원 25년 만의 쾌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CJ] |
이 같은 결실은 CJ그룹이 영화로 해외진출을 선언한지 25년 만이다. CJ E&M 관계자는 “부회장님은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어 오랜 세월 묵묵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등 영화부문을 이끌어왔다”며, “미국에서 체류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화 사업을 비롯, CJ그룹 전반의 해외사업을 챙기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한 CJ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른바 '문화사업'으로 영화사업을 시작했다.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의 2대 주주가 됐다. 같은 해 8월 제일제당 멀티미디어사업부를 신설했으며 한 달 뒤 명칭을 'CJ ENTERTAINMENT'로 변경해 본격적인 첫걸음을 뗐다. 1997년 첫 제작·배급 작품인 <인샬라>로 본격 배급 사업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흥행 영화들을 쏟아냈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583만명, 2009년 <해운대> 1145만,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 1231만명, <명량> 역대 최단 기간 1000만관객 돌파 및 1761만명, <국제시장> 1425만명, <베테랑> 1341만명, <극한직업> 1626만명 등의 수많은 성과를 냈다.
2009년 미국과 중국 직접배급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1년과 2012년 차례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직배 사업을 진행하는 등 영화사업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 했다. 하지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 부회장은 2014년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이 부회장은 앞선 2009년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가 경쟁부문에 진출했을 당시에도 칸 영화제를 찾아 제작진을 지원한 바 있다. 당시 봉준호 감독의 ‘마더’ 역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부문에 초청됐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