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사임 발표 이후 8명이 '포스트 메이'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브렉시트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차기 총리 후보 출마 8명 중 5명이 유럽연합(EU)과 어떠한 합의 없이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를 선호하고 있어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기와 유럽연합기.[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 경제 매체 쿼츠가 26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까지 노 딜을 지지하는 차기 총리직 입후보자들로는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 도미닉 랍 전 브렉시트 장관, 안드레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에스더 맥비 전 노동연금장관 등이 있다.
유력한 영국의 차기 총리로 거론되고 있는 보리스 존슨은 대표적인 강경 브렉시트파로, 관세동맹을 유지한 채 EU를 탈퇴한다는 당시 메이 총리의 '소프트 브렉시트' 안에 반대해 지난해 7월 외무장관직에서 사퇴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더 타임스가 보수당원 85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존슨 전 외무장관이 39%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해당 설문에서 2위를 차지한 인물, 랍 전 브렉시트 장관도 강경 브렉시트파다. 그는 최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이 EU와 "더 공정한" 브렉시트 합의를 위해 싸우겠다면서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 딜'로 탈퇴하겠다는 방침임을 알렸다. 영국은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오는 10월 31일, EU를 떠나야 한다.
레드섬은 지난주 하원 원내총무 타이틀을 스스로 내려놨다.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 관세동맹 잔류와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도 고려하겠다고 하자, 이는 2016년 국민 투표 결과에 근본적으로 반대되는 법안이라며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
메이는 영국과 EU가 서명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 승인투표에서 세 차례 부결되자 지난 21일 새로운 'EU 탈퇴 협정' 법안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2차 국민투표 여부를 결정하는 하원 투표의 보장과 일시적 EU 관세동맹 제안 등 관세 옵션에 대한 투표, 백스톱 대안 모색에 대한 의무 등이다. 당시 레드섬 등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EU 관세동맹 잔류는 영국의 자주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반발했고 온건파들 사이에서도 기존의 소프트 브렉시트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비통한 표정으로 사퇴 발표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노 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입후보자들도 있다.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가 "파괴적이고 정직하지 못하다"며 만약 자신이 총리가 된다면 강경파 존슨과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매트 핸콕 보건장관은 국민투표 전에는 EU에 잔류하자는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지만 현재는 다른 브렉시트 찬성론자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의향투표 때 노 딜 브렉시트만은 막을 헌법 수정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노 딜이냐, 아니냐 뚜렷한 주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존슨의 후임인 제레미 헌트 외무장관이다. 그는 국민투표 전 EU 잔류를 주장했지만 이후 노 딜 브렉시트 지지자로 급선회, 현재는 "합의 있는 EU탈퇴가 노 딜보다 낫다"는 입장이다.
브렉시트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한 책임을 갖고 사임을 발표한 메이 총리는 내달 7일,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다. 다만, 차기 당 대표가 결정될 때까지는 그의 총리직은 유지될 전망이며 차기 당 대표가 총리직 바통을 이어 받는다.
차기 당 대표 선출은 우선 하원 의원들이 입후보자들을 투표하고 최소 득표자를 제외시켜 최종 2명으로 후보자들을 줄인다. 최종 2인 중 전체 보수당원 12만명이 우편 투표를 통해 승리한 후보가 차기 당 대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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