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 하도급업체들에 미분양 떠넘긴 협성건설 '철퇴'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하청업체들에게 공사계약을 빌미로 미분양아파트를 강제로 떠넘긴 협성건설이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협성건설(김청룡 대표이사)의 불공정하도급거래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41억6300만원을 부과한다고 24일 밝혔다.
공정거래위에 따르면 협성건설은 하도급업체들에게 협조분양’이란 명목으로 미분양아파트를 분양받도록 요구했다. 협성건설 측은 2015년 말 경주 황성, 경산 대평, 대구 죽곡 등 3개 지역에 건축하기로 한 아파트의 분양률이 낮아, 공사비 조달에 차질이 생기는 바람에 이같은 위반행위를 했다고 한다.
공정거래위원회·협성건설 아파트 브랜드CI [뉴스핌 DB] |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협성 측의 하도급 계약을 빌미로 떠안은 하도급업체들은 39곳에 달했다. 떠넘긴 아파트는 경주 황성, 경산 대평, 대구 죽곡 3개 지역의 협성휴포레 아파트(협성건설이 건축하는 아파트의 브랜드)로 128세대와 대구 봉무동 오피스텔 6세대를 포함해 총 134세대다.
부산에 본사를 둔 영남지역의 유력건설사인 협성건설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 하도급업체들에게 원하지 않는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강제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게 공정위 측의 설명이다.
이원두 부산지방공정거래사무소 경쟁과장은 “하도급업체들로서는 협성건설과 거래를 트거나 유지하기 위해 그런 부당한 요구를 거절할 수 없어 아파트 분양에 따른 자금 부담을 질 수밖에 없었다”며 “그 반면에 협성건설은 강제 분양을 통해 하도급업체들로부터 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경제적 이득을 제공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이어 “이번 조치는 원사업자가 자신의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하도급업체에게 공사계약 내용과 관계없는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행위를 적발한 것”이라며 “공사계약을 빌미로 하도급업체에게 미분양 아파트를 분양받도록 강제하는 행위나 이와 유사한 건설업계의 관행들이 실질적으로 개선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아파트공사과 부동산 분양이 주업인 협성건설은 2015년까지 토목·건축면허를 각기 보유하다 2016년부터 토목건축공사업 면허를 취득하는 등 2017년도 종합건설업자 시공능력평가 순위 전국 44위, 2018년 시공능력평사 순위 전국 40위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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