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부터 시작해 타이틀롤까지…대표 아이콘 된 송용진
김찬호·송유택, 지난 시즌과 다른 역할로 이미지 변신 성공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관객들과 배우가 함께 즐기는 공연으로 소문난 뮤지컬 '록키호러쇼'. B급과 컬트적 요소로 마니아층의 향유 문화로 자칫 오해받기도 쉽지만, 한 번 경험해본다면 쉽게 그만둘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한다. 덕분에 회전문(한 공연을 여러 번 관람하는 것) 관객도 많다.
뮤지컬 '록키호러쇼' [사진=알앤디웍스] |
뮤지컬 '록키호러쇼'(연출 오루피나)는 2001년 국내 초연 이후 2009년까지 공연, 이후 2017년부터 알앤디웍스에서 새롭게 제작을 맡아 올해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고, 춤을 추고, 콘서트를 방불케하는 커튼콜 외에도 이번 공연에서는 눈여겨봐야할 점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배우들의 역할 변신, '역변(役變)'이다.
매번 새로운 작품과 역할을 선보여야 하는 브라운관이나 스크린과 달리, 연극과 뮤지컬은 해를 거듭하며 성장하고 완성된다. 배우들 역시 같은 작품에 다시 참여하면서 더욱 깊은 연기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는 같은 작품에 참여하면서도 다른 역할로 새로운 모습을 선사하기도 한다.
뮤지컬 '록키호러쇼'의 대표 아이콘인 배우 송용진은 '록키호러쇼' 초연 당시 앙상블로 시작, 2010년 내한 공연의 내레이터를 거쳐 현재 타이틀롤로 활약 중이다. 올해는 지난 시즌 '리프라프' 역을 맡았던 배우 김찬호가 타이틀롤 '프랑큰 퍼터' 박사로 변신한다. 또 지난 시즌에서 '콜롬비아' 역이었던 배우 송유택이 '리프라프' 역을 맡는다.
2018년 '리프라프' 역(왼)과 2019년 '프랑큰 퍼터' 역의 배우 김찬호 [사진=알앤디웍스] |
'프랑큰 퍼터'는 작품의 핵심이다. 외계에서 온 양성과학자인 그는 짙은 화장에 하이힐을 신고, 코르셋 위에 반짝이는 로브를 걸친 파격적인 외모를 자랑한다. '리프라프'는 그를 돕는 외계인 남매 중 오빠로, 독특면서도 미스터리한 매력을 풍긴다. '콜롬비아'는 언제나 약에 취해 극도의 기쁨에 젖어있는 캐릭터로, 프랑큰 퍼터 성의 기괴함을 높이는 인물 중 하나다.
그동안 김찬호는 '인생캐릭터'였던 '리프라프'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송유택은 지난 시즌에서 한국 프러덕션 최초로 남성이 '콜롬비아' 역할을 소화함으로써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당시 알앤디웍스 측은 "성별의 개념보다 캐릭터의 개성을 중요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새로운 변신은 '록키호러쇼'에 신선함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관객들에게 새로운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도전을 앞둔 배우들의 소감과 각오도 남다르다. 김찬호는 "아직도 프랑큰 퍼터를 처음 만났을 때의 흥분이 가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보여드릴 '찬랑큰(김찬호+프랑큰 퍼터)'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달라"고 뉴스핌에 전했다. 송유택 또한 "연습하면서 저도 모르게 자꾸 콜롬비아의 자리를 찾아가게 된다. 새로운 도전에 임할 수 있어 좋았다. 직접 공연장에 오셔서 송유택 리프라프만의 매력을 확인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8년 '콜롬비아' 역(왼)과 2019년 '리프라프' 역의 배우 송유택 [사진=알앤디웍스] |
배역이 달라졌더라도 작품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작품에 참여했던 이들 덕분에 공연의 완성도와 깊이가 더욱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제작사 측은 "2017년 '록키호러쇼'를 새롭게 제작할 때부터 한 배우가 한 역할을 하는 것에 한정을 두지 않았다. 시즌을 거치며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작년에는 처음 참여하는 배우들이 많아 무리하게 변신을 시도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연속으로 함께하는 배우들의 비중이 높았고, 모두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자랑한다. 캐릭터 변신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찰나 배우들도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우들이 충분히 새로운 캐릭터를 소화할 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해 적극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오는 7월 2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