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세 5G 장비·부품주 조정 있을 수도…방향성은 우상향
통신주는 5G 대중화 돼야…요금 등 규제산업 부담장비·부품주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5세대(5G) 이동통신이 본격 개막을 알리면서 국내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일단 인프라 구축 면에서 5G 관련 장비 및 부품기업들이 먼저 주목받은 다음, 통신업종의 대기업들이 차츰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오이솔루션은 전날보다 2500원, 4.93% 오른 5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212.9% 오른 가격이다. 오이솔루션은 전자·전기·정보통신 관련 제품의 연구개발과 제조 및 판매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기업으로, 주력은 광트랜시버 제조 및 판매다.
지난 4월 3일 우리나라가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등 5G 관련 대표기업으로 언급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이솔루션은 이번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 "한국은 올해 4월 3일 전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했고, 약 26만 명 가입자를 확보 중이며,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국내외 주요 국가들도 5G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경쟁적으로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진행함에 따라 광트랜시버의 수요 또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오이솔루션을 비롯해 5G 관련 장비·부품주들의 최근 주가 상승세는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케이엠더블유가 150.8% 상승했고, 에이스테크가 72.4%, 쏠리드가 62.5%, 엔텔스가 61.1%, 서진시스템이 55.0%, RFHIC가 26.0%, 다산네트웍스가 16.8% 그리고 이노와이어리스가 12.5% 뛰었다.
윤창보 유니베스트투자자문 대표는 "순서대로 가는 것"이라며 "인프라 구축부터 해야 하니 장비, 부품주들이 먼저 가는 거고, 그 다음에 가입자당 평균 수익(ARPU)이 높아지고, 데이터 사용량도 늘어나면서 부가가치가 생길테니 통신주들이 가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SK텔레콤이나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주들은 장비·부품주와는 달리 아직은 주가 흐름이 신통찮은 모습이다.
올 들어 지금까지 SK텔레콤 주가는 4.5% 빠졌고, KT는 6.5% 내렸으며, LG유플러스는 13.3% 떨어졌다.
윤창보 대표는 "통신주는 좀 더 있어야 할 것이다. 5G가 더 많이 깔리고, 사람들이 그 유용성을 알아야 그 서비스 체계를 이용할테니까"라며 "5G가 커지는 시장이기 때문에 과하지 않을 때 투자하는 건 문제가 없는데, 지금은 시장의 관심이 너무 많이 몰려 있어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G 스마트오피스에서 VR로 원격 회의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
그렇다면, 5G 장비·부품주들이 앞으로도 이처럼 상승세를 이어갈까.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준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장비·부품주가 이슈가 많이 되고 있는데, 어쨌든 투자가 많이 늘어나니까 수혜는 맞다"며 "그런데 통신이든 뭐든 장비나 부품주가 특징이 있다. 사이클이 끝나면 몇 년 굶는다는 것. 그 사이클이 오면 잠깐 좋다가 또 몇 년 쉬다가 또 새로운 사이클 오면 쭉 올라가고 이런 식이라 사실 지속성에 점수를 많이 안 주니까 밸류에이션이 높질 않다"고 했다.
윤창보 대표는 "장비·부품은 이미 많이 올랐으니 이제 숨을 좀 고르고 나야 또 한 번 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잠시 조정을 거칠 순 있으나 5G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는 만큼, 장기적인 우상향 추세는 분명해 보인다. 통신주 역시 5G가 대중화되고 보다 많은 서비스가 생겨날 것임을 감안한다면 투자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만하다는 조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5G 관련주가 네트워크장비주를 중심으로 초강세 시현 중"이라며 "이제 후발 5G 관련주로의 매수세 이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창보 대표는 "장비·부품은 한국 시장이 문제가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로 장사를 하니까 2~3년은 계속 오르지 않겠나"면서 "오르는 건 틀림이 없지만, 지금 당장 더 오르기엔 단기에 너무 급등하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내년과 후년까지 본다면 지금 다 올랐다는 건 아니라는 거다"라고 했다.
한편으론, 화웨이를 놓고 벌어지는 미·중간 갈등이나 통신업이 요금 관련 등에서 규제산업이라는 점이 향후 기업의 성장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은 지난 15일 중국의 화웨이와 그 계열사 70개 업체를 '수출 제한 리스트(Entity List)'에 올렸다.
한준일 팀장은 "장비·부품주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진 모르겠다.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당부분 선반영 됐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다만, 화웨이 이슈로 인해 중국 익스포저(Exposure)가 큰 국내 장비·부품주들로선 불확실성이 커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통신은 요금 면에서 규제산업이다. 인프라 까느라 고정비가 올라갔는데 거기에 상응하는 만큼 요금이 올라간다면 모르겠으나 그게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며 "5G가 되면 새로운 비즈니스가 많이 생길텐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생성하느냐 여부는 좀 먼 얘기고, 일단 투자에 맞는 요금 인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5G 시대에 통신주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김홍식 연구위원은 "결국 5G 랠리는 통신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트래픽 증가는 매출 성장을 의미한다. 네트워크장비에 이어 통신사까지 큰 수혜를 줄 것이란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