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에서 최고의 직장으로 손꼽혔던 페이스북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 이후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페이스북 전직 리쿠르터들을 인용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몇 달 사이 페이스북을 떠난 전 리크루터들은 CNBC에 지난해 3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이 불거진 이후 페이스북의 채용 제안을 받아들이는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페이스북 이용자 8700만명의 정보를 빼돌려 도널드 트럼프 캠프에 넘긴 사건을 일컫는다.
CNBC는 해당 사건이 리쿠르터들의 의욕은 물론 구직자들의 관심에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후 미국의 명문 대학교 출신 학생들이 페이스북의 취업 제의를 거절하는 일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스탠포드대학과 카네기멜론대학, 아이비리그 대학들 등 상위권 학교 출신의 채용 합격자 중 페이스북에 입사하지 않는 이들의 비율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추산됐다.
페이스북 대변인 앤소니 해리슨은 CNBC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페이스북이 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직장으로 꼽힌다고 주장하며 반박했다. 그는 구인 전문 사이트인 인디드와 글래스도어, 링크드인 등에서 페이스북이 가장 좋은 직장 순위에서 최상위권에 들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조사 결과 페이스북에서 인턴십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페이스북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었다.
전직 리쿠르터들은 페이스북이 비슷한 수준의 연봉과 사이닝 보너스(처음 입사하는 직원이 받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도 구설수는 훨씬 적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에 인재를 빼앗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이 우버와 리프트, 에어비앤비, 슬랙 등 기업공개(IPO)를 추진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지원자들을 빼앗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몇몇 지원자들은 로빈후드와 스트라이프 등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 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인재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로 인한 오명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페이스북의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州) 실리콘밸리의 치솟는 생활비와 기술 기업들의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도 구직자들로 하여금 페이스북 취업을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CNBC는 이외에도 구직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책임이 있는 회사와 엮이고 싶지 않다는 반응부터 피터 틸과 일하고 싶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페이스북의 이사인 피터 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몇몇 학생들은 이전 세대들과는 다르게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취업에도 관심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전직 페이스북 리쿠루터는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사건을 비롯해 페이스북에 사생활 문제도 있지만 "학생들이 더 이상 페이스북에 취업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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