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아듀, 정미소"…'딸에게 보내는 편지' 윤석화의 눈물 속 추억과 각오

기사입력 : 2019년05월16일 17:03

최종수정 : 2019년05월16일 17:03

17년만에 폐관 '설치극장 정미소'의 마지막 라인업
6월 공연 이후 2020년 영국 런던에서 공연 예정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이제는 많은 것을 내려놔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아직도 저를 기억해주는 관객들에게 아름다운 배우, 사람, 석양처럼 남고 싶죠.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사랑해준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그동안 공유했던 시간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요."

왼쪽부터 배우 이종혁, 김태훈 연출, 배우 윤석화, 최재광 음악감독 [사진=돌꽃컴퍼니]

16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설치극장 정미소와 인연이 깊은 배우 이종혁이 사회를 맡았고 배우 윤석화, 김태훈 연출, 최재광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먼저 이종혁은 "2003년 신인 시절, 설치극장 정미소의 객관 작품인 '19 그리고 80'에 박정자 선배님과 함께 참여했다"며 "오랜 시간 함께 한 이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이 참 아쉽다"며 "그때는 공연장이 꽉 찼었고, 엄청 감동적이었다. 정말 재밌게 지냈고, 기라성 같은 훌륭한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다.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공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 윤석화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의 메인 테마송인 '잇 워즈 아워 타임(It was our time)'을 시연했다. 윤석화는 "항상 부를 때마다 제가 지극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관객들이 많이 떠오르는 노래"라고 소개했다.

배우 윤석화 [사진=돌꽃컴퍼니]

설치극장 정미소는 배우 윤석화와 건축가 장윤규가 폐허를 예술공간으로 만들어보고자 원래 목욕탕으로 쓰던 3층 건물을 개보수해 2002년 개관했다. '정미소'는 '쌀을 찧어내듯 예술의 향기를 피워내자'는 의미다. 17년간 대학로에서 명소로 자리매김했지만, 경영난으로 인해 폐관한다. 이에 곧 사라질 공간을 추억하기 위해 '아듀! 정미소'를 테마로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연한다.

윤석화는 "건물이 매각돼 더이상 공연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공간이 없어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지만 제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계속 적자가 있긴 했어도 제가 나름대로 해결할 수 있었는데, 건물 자체가 매각되는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더라. 언젠가 진짜 시골에 정미소를 또 만들어서 연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용히 그만두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흔적만으로도 충분한 것 같다"며 소회를 전했다.

또 윤석화는 "조금만 서포트해주면 다들 진심을 담아내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낸다. 후배들이 잘하면 그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하고 보람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좋은 공연장은 좋은 작품이 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극장마다 정체성이 살아있고, 정신과 가치관에 맞는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최재광 음악감독, 배우 윤석화, 김태훈 연출 [사진=돌꽃컴퍼니]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영국 대표 현대극작가 아놀드 웨스커의 작품이다. 1992년 연출가 임영웅의 연출과 배우 윤석화가 출연해 극단 산울림에서 초연한 바 있다. 작품은 사춘기에 접어든 딸에게 여자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편지를 쓰는 과정을 담는다. 가수이자 미혼모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딸에게 전하고 싶은 10가지 교훈을 이야기한다.

윤석화는 "제가 했던 작품 중 가장 열광적인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며 "작품 속에 노래가 5곡이 나오는데, 초연 때는 가사가 없어 제가 쓰거나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이번에는 원작자인 아놀드 웨스커가 이미 작사를 했고, 최재광 감독이 작곡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예전에는 아빠의 정체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아빠의 존재가 나온다. 한편으로는 삶이라는 부피가 조금 더 두꺼워졌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연은 연극 '레드' '대학살의 신', 뮤지컬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등을 연출한 김태훈 연출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토요일 밤의 열기', 조용필 콘서트 등을 맡은 작곡가이자 음악감독 최재광이 합류한다. 특히 최 감독은 작품에 들어가는 노래 5곡을 작곡했다.

김태훈 연출은 "제안을 받고 개인적으로 많이 놀랐다. 특히 임영웅 선생님이 연출했던 작품이라 굉장히 부담됐다"며 "자신의 인생이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것처런 느꼈다가 딸에게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고 반성하고 스스로 치유하면서 성장한다. 그런 부분에 관객이 공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재광 음악감독은 "2013년 이미 작곡했다. 저도 배우처럼 극 중 배역이 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면서 작곡한다. 이번처럼 가사가 먼저 있는 경우 가사에서 못다한 말을 읽어내려고 노력한다. 좋은 글은 기승전결, 강약, 속도, 리듬감, 질감 등 음악적 요소를 이미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사에서 충분히 읽어낸 후 제 것을 더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 윤석화 [사진=돌꽃컴퍼니]

특히 이번 공연은 오는 2020년 10월 영국 런던 공연을 앞두고 오픈 리허설 형식으로 이뤄진다. 이미 2013년 아놀드 웨스커와 영국 프로듀서 리 멘지스와 공연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당시 갑작스러운 공연 취소로 미뤄지다 내년에 공연을 확정하게 됐다.

윤석화는 "2016년 아놀드 웨스커가 돌아가시기 전에 최재광 작곡가의 곡을 정말 좋아하셨다. 리 멘지스 프로듀서가 처음 제안했을 때 사실 걱정이 많았는데 계속 용기를 줬다. 아놀드 웨스커의 부인도 부추겼다. 안하고 죽으면 후회가 될 것 같아 결심했고, 최선을 다해 한국 배우의 저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40년이 넘게 공연을 해왔지만 늘 살떨리고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영국 공연은 영어까지 써야 한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평을 받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윤석화의 모노드라마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6월 11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