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목적인 저점매수 경계해야, 시장 안정될때까지 관망세 필요
[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6일 중국 A주가 대폭락하면서 하루 만에 4조 위안(약 688조 원)에 가까운 시총이 증발했다. 중국 증시가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터라 최근 어느 정도의 조정 장세는 예견된 상태였지만, 이 정도의 급락은 예상외여서 시장의 충격이 컸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향후 투자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7일 중국 주요 경제전문 매체와 기관 투자자들은 향후 A주 추이와 투자전략에 대한 분석을 앞다퉈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향후 중국 증시 투자 전략을 요약 소개한다.
◆ 주가지수 급락 때마다 고개 드는 '저점매수' 정답인가? 부정적 견해 지배적
A주 주가지수가 큰 폭을 하락할 때마다 저점매수에 나설 때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 곤한다. 실제로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출렁일 때마다 외자 등 일부 자금이 A주 종목을 쓸어 담는 저점매수 전략에 적극적이었다.
6일 증시 폭락 이후 저점매수에 대한 중국 전문가들의 견해는 어떨까. 7일 중국의 상당수 매체들은 저점매수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앞다퉈 소개, 시장에서 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음을 대변했다.
전문가별로 견해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기자가 정리한 다수의 관련 분석과 매체 보도를 보면, 찬성파보다는 '반대파'가 다소 우세한듯 하다. 섣불리 저점매수에 나서지 말고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견해를 피력한 보도와 분석이 더욱 많았다.
중국 유력 경제전문 매체 21스지징지바오(21世紀經濟報)도 7일 지금이 저점매수의 적기는 아니라는 견해를 밝힌 기관투자자들이 많았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와 인터뷰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인민은행이 어제 개장 전 지준율 인하를 발표했지만, 주식 폭락 사태를 막지 못했다. 시장의 불안심리가 극에 달했다는 방증이다. 중·미 무역협상으로 인한 변수가 주요 위험요인이다. 이는 지금이 저점매수에 나설만한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경제 매체 중신징웨이(中新經緯)이 인터뷰한 둥덩신(董登新) 우한과기대학(武漢科技大學) 금융증권연구소장은 "현재 A주에 바닥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춘제 이후 A주에선 섹터별로 각각 다른 추세가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급락장세 속에서 상한가를 치는 섹터가 있고, 상승장 속에서도 추락하는 섹터도 많이 있다. 이러한 시황 속에서 단순히 주가지수만을 가지고 저점매수 기회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주쥔춘(朱俊春) 롄쉰(聯訊)증권 수석애널리스트도 "지금 A주엔 투자자에게 저점매수 기회를 주는 이른바 '황금 구덩(黃金坑)'은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a주가 큰 폭으로 상승한 만큼,조정을 거친다 해도 이미 최적의 저점매수 시기는 지나갔고, 다시 출현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급락장세가 신규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단계적 기회를 제공할 지언 정 최적의 저가매수 기회라고 말하기 힘들다"라고 분석했다.
A주가 폭락한 6일 오후 중국 SNS 웨이신에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에게 '직언'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 관계자는 "저점매수에 섣불리 달려들어선 안된다. 현재 시황은 위든 아래든 모두 '쇼트 서킷(단로)' 상태다. 시장 분위기가 다소 진정되길 기다리는 것이 좋다"라며 저점매수가 현명한 전략이 아님을 역설했다.
◆ 인내심과 관망 자세 필요한 시점, 상반기 거시경제 수치가 하반기 시황 결정
많은 중국 주식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시황을 관망할 것을 권유했다.
양더룽(楊德龍) 전 하이카이위안펀드(還開源基金) 수석경제학자는 "단기간에 걸친 급격한 주가지수 하락은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A주는 조정 장세 속에서도 우상향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어제와 같은 급락은 단기 수익률에 영향을 줄 뿐, 장기 투자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실적이 우수한 우량주 혹은 기대주를 가진 투자자들은 침착하게 시황에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쥔춘 롄쉰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경제 펀더멘탈을 주목해야 한다. 만약 중국 경기가 악화된다면, A주 전망과 투자전략에도 수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둥덩신 소장도 "거시경제 측면에서 보면, A주 추이는 상반기 GDP 상승률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상반기 GDP 상승률의 상승 여부, 상장사의 반년 실적에 주목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하반기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 중(重) 종목, 경(輕) 지수: 주가지수보단 개별 섹터와 종목 예의 주시
시장이 안정되면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까? 중국 화얼제젠원(華爾街見聞)이 인터뷰한 대다수 펀드사 애널리스트는 한결같이 '주가지수 보다는, 개별 종목을 주시하라'라고 입을 모았다.
최근 A주에서는 주가지수 추이와 역행하는 종목과 섹터가 다수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주가지수가 반복적인 조정 속에서 우상향 행보를 지속하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주가지수 변동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상승 여지가 큰 우량 종목 선별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다만 어떤 종목과 섹터와 종목에 투자기회가 있는지에 대해선 기관 투자자별로 다소 '입맛'이 엇갈렸다.
광다바오더신펀드(光大保德信基金)는 단기적으로는 1분기 실적이 우수했던 식음료, 은행 및 농업 분야가 유망하다고 전망했다. 중기 투자 전략 차원에선 5G, 소프트 웨어, 집적회로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종목의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겅펀드(中庚基金)는 의약, 방위, 화공, 농산품, 경공업 및 첨단 제조업 등 경기주기와 관련성이 비교적 적은 섹터를 유망 투자 분야로 꼽았다. 이들 섹터의 종목들은 그간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경기 펀더멘털의 영향을 덜 받지만 밸류에이션은 낮고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오상펀드(招商基金)는 경기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을 투자 종목을 고르는 기준으로 삼을 것을 권했다. 밸류에이션 회복과 주가 상승폭이 비교적 낮았던 건축, 은행 및 소매 분야를 추천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