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대학교수 2186명 설문조사
“암묵·강압적 저자 부당표시 만연”
교수 절반은 "연구부정행위 제보방법 몰라"
“30대 이하 신진연구자 윤리교육도 시급”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대학교수들이 대학 연구윤리 부정행위 가운데서도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를 가장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 2명중 한명꼴로 ‘부당한 저자표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의견을 냈다.
또 교수들의 약 20%는 연구윤리 검증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고, 절반 가까이는 연구부정행위 제보방법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이하 신진연구자들에 대한 연구윤리 교육도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집행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대학 교원의 연구윤리 인식수준 조사에 관한 연구’란 제목으로 최근 발간한 연구재단 이슈리포트에서 이런 내용의 조사결과를 담았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연구재단이 지난해 공고한 연구재단 과제를 수행 중인 대학교수 2186명을 대상으로 올 2월 11∼15일 실시했다.
연구윤리 부적절행위 유형별 심각성 [자료=한국연구재단] |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학교원들이 인식하고 있는 연구윤리 부적절행위의 유형별 심각성은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51.1%) → 표절(28.3%) → 논문 대필(27.9%) → 자료 중복사용(중복게재)(21.6%) → 부정행위 제보 방해(18.2%) → 데이터조작(16.7%) → 연구노트 관리부실(1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윤리 부적절 행위의 서술식 의견에는 아직도 학내 교수-대학원생 간, 또 원로-신진 교수 간의 암묵적이고 강압적인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 등의 연구부정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의견이 주목됐다.
서술식 의견을 보면 부당한 논문저자 표시는 △교수 채용을 앞둔 선배에게 후배들의 논문 모아주기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저자들이 교신저자로 등록하는 행위 △해외논문 실적 등을 위해 공저자 부풀리기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결과를 미리 예측하고 해당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도연구자가 연구원에게 압력을 가해 결국 일어나는 간접적 연구부정행위와 이런 관행에 대한 무비판적 행태 등의 부적절 행위도 눈에 띄는 대목으로 지적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대학교수의 약 20%는 연구윤리 검증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대학 소속 교수와 신진 교수, 여성 교수일수록 연구윤리 검증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높았다. ‘공정하다’는 비율은 36.1%에 불과했다.
연구윤리 검증과정의 공정성 수준 [자료=한국연구재단] |
연구윤리 검증과정의 공정성에 문제점이 발생하는 요인으로는 ‘연구자 간 온정주의’(35.7%)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어 ‘연구부정행위 판단기준의 부족’(23.4%), ‘연구윤리 검증시스템의 미흡’(20.7%) 등의 순이었다.
연구윤리 의혹에 대한 제보·적발이 ‘원활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도 응답 대학교수의 약 26%를 차지했다. ‘원활하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35.1%로 조사됐다.
다른 연구자의 연구부적절 행위를 알고도 제보방법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대학교수도 약 48%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연구자 개인에 대한 연구윤리 실천·실행의 중요성 인식 수준 조사에서 약 92%의 연구자가 평소 연구수행에서 연구윤리의 실천과 실행이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30대 이하 연구자의 경우 ‘중요하다’(89.5%)고 인식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중요하지 않다’(7.6%)는 비율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구재단 보고서는 “30대 이하 신진 연구자에 대한 연구윤리 교육이 시급함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연구윤리 준수에 영향을 미친 핵심요인은 '논문・보고서 표절관련 확인 → 동료 연구자 간
대화・멘토링 → 연구윤리 관련 규정 → 소속기관의 연구윤리 교육' 등의 순으로 나타나, 연구윤리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전한 연구문화 확산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