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몸살..국회서 1박2일 걸쳐 육탄전
여야 4당 상대로 한국당 보좌진들 단결력 과시
‘빈손’ 4당과 ‘퇴로 없는’ 한국당..벼랑 끝 대결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보좌관들이 26일 오전 1시 30분께 다시 국회 7층 에 위치한 의안과로 들이닥쳤다.
대기하고 있던 자유한국당 당직자들은 "헌법 수호, 독재 타도"를 외치며 스크럼블을 치고 막아섰다.
민주당 보좌진들은 회의장 진입로를 막은 한국당 당직자들의 얼굴을 카메라로 찍으며 불법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럼에도 한국당 당직자들은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며 민주당의 진입을 막아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앞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당직자들이 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봉쇄했다.<사진=김선엽 기자> |
같은 시각, 민주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회의실에서 회의 개회를 시도했으나 역시 한국당 의원들의 인해전술에 막혀 수포로 끝났다.
또 다른 과방위 입구에선 한국당 여성 당직자들이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팔짱을 끼고 민주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아섰다. 나중에는 휴게실에 있는 의자를 끌고 와 앉아 입구를 봉쇄했다.
전날 오후까지 폭풍전야의 고요함을 유지하던 국회는 오후 6시가 되면서 본격적인 '동물국회'를 재연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권은희 의원 대신 임재훈 의원을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에 앉히기 위한 사보임계를 팩스로 국회 의사과에 제출하면서 소동이 시작됐다.
흥분한 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의사과 앞에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 이후 다시 민주당 의원들이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들을 제출하려고 시도하면서 급기야 국회 의안과 앞에서 충돌했다.
100여명 이상의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의안과 앞에서 인간띠를 형성하며 결사 저지에 나섰다. 국회 7층은 아수라장이 됐고 결국 법안 제출은 실패했다.
한국당은 "국회의장 사퇴하라", "헌법 수호"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여러 겹의 '인간 방어벽'을 유지했다.
민주당 측이 이후에도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우려되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했다.
경호권 발동 이후 국회 본청 7층 의안과 앞에 국회 경위들 10여명이 올라갔으나 한국당 측 인원이 압도적으로 많아 사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국회 본청 행안위 회의실 앞에서 국회 정개특위 전체회의 개의 저지를 위해 한국당 관계자들이 입구 앞을 막고 대치 중이다. <사진=조재완 기자> |
이후 민주당은 법안 제출 대신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를 동시에 열고 법안 의결에 나섰지만 역시나 이를 눈치 챈 한국당 측이 회의실을 점거하면서 성공하지 못 했다.
여야가 이처럼 직접적인 대규모 몸싸움을 벌인 것은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도입 이후 7년 만이다.
밤 10시를 넘어서까지 쉼 없이 고성을 내지르며 몸싸움을 벌인 양측은 이후 다소 지친 듯 소강상태에 접어두나 했지만 자정을 넘어서도 몇 차례 충돌했다.
뜻대로 회의를 개최하지 못한 여야 4당은 입법 방해, 회의 방해 등이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한국당을 몰아세웠다. 반면 한국당 측은 다수당이 날치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헌법 파괴라고 거세게 반박했다.
여야 4당은 오신환 권은희 두 사개특위 위원을 교체하면서까지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당초 합의한 'D데이'인 25일을 결국 넘기고도 빈손으로 돌아섰다.
특히 아직까지 공수처법과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은 발의 여부도 불분명 한 상태다. 민주당은 물리적으로 법안 제출이 불가능해 이메일로 법안을 제출했다고 주장하지만 법적 효력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