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 BB+...투자부적격 '강등'
담보채권 및 기업어음 신용도 동반 '추락'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HSD엔진이 두산그룹 계열사를 이탈한 지 10개월만에 '투기등급'으로 추락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6일 HSD엔진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BBB-/부정적'에서 'BB+/안정적'으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BB+' 등급 이하는 투자부적격으로 '투기등급'으로 분류된다.
이와 함께 HSD엔진의 담보부사채는 'BBB/부정적 → BBB-/안정적', 단기신용등급은 'A3- → B+'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날 한국기업평가도 HSD엔진 담보부사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신규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HSD엔진 자체 신용도보다 2등급 높다.
HSD엔진은 지난해 6월 최대주주였던 두산중공업이 보유 지분을 소시어스-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함에 따라 두산계열로부터 분리됐다. 이때 사명을 두산엔진에서 HSD엔진으로 변경했다. 현재 소시어스-웰투시 인베스트먼트제1호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전체 HSD엔진 지분의 42.7%를 보유하고 있다.
선박용 저속엔진 [사진=HSD엔진] |
최중기 나신평 기업평가1실장은 "HSD엔진은 전방산업인 조선업 침체 장기화로 회사는 점진적인 매출 감소세"라며 "채산성이 저조한 기존 수주물량 영향으로 단기적으로 저조한 영업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HSD엔진은 선박엔진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20% 내외로 세계 2위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선박용 저속엔진 중 60~80%를 수주하고 있고, 양사 매출이 전체 50%를 넘는다.
지광훈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국내 조선소를 포함한 전세계 조선업계의 장기 침체로 인해 선박 수주가 크게 감소해 HSD엔진의 사업안정성이 과거 대비 저하됐다"면서 "조선경기 침체 장기화로 매출 역시 크게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선박인도가 정점을 이루던 지난 2011년 HSD엔진 매출은 2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5113억원에 그쳤다.
경쟁사 대비 원가경쟁력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봉균 한기평 평가3실 평가전문위원은 "전체 제조원가의 14%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크랭크 샤프트(C/S)는 전량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납품받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가 작년 8%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 부품가격으로 인해 동사의 전반적인 원가경쟁력은 열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HSD엔진은 지난해 영업이익 마진률이 -6.9%를 기록했고, 지난 5년간 평균 -3.3%로 저조했다.
최재호 나신평 기업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당기순손실로 차입금 부담능력이 취약해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라면서 "전반적으로 약화된 이익창출력을 감안할 때 재무안정성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두산계열 분리과정에서 자기자본 감소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