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컬처톡] 사느냐 죽느냐?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창작극 '함익'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셰익스피어 '햄릿' 모티브…현대에 맞게 재창작
함익의 고독한 내면 통해 현대인 아픔 그려내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햄릿에게 살고 죽고는 고민거리가 아니었어요.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살아 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죽어 있는 것으로 살 것인가? 그게 진짜 햄릿의 고민이었죠."

셰익스피어의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작품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그러나 문장의 직관적 의미를 넘어,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 본인의 삶이 '햄릿'과 비슷하다면, 그 충격은 더욱 클테다.

창작극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서울시극단의 창작극 '함익'은 셰익스피어 '햄릿'의 성별을 바꿔 새로운 시선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이 아버지와 계모 때문이라고 믿는 '함익'이 주인공이다. '햄릿으로 태어나 줄리엣을 꿈꾸는 여자'라는 독특한 설정을 통해 분노와 복수심, 외로움과 고독 등 인간 내면의 감정에 집중한다. 김은성 작가의 파격적 해석과 김광보 연출의 미니멀한 연출이 만나면서 시너지가 배가됐다.

극중 함익은 재벌 2세이자 연극학과 교수다. 복수심을 숨긴 채 철저히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애완동물 원숭이마저 함익을 무시할 정도로 가족은 허울 뿐이고, 아버지 사업을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야 하는 상황. 표정 없는 얼굴과 낮은 저음의 단답형 대답으로 일관하는 함익이 달라지는 때는 그의 분신인 익을 만날 때 뿐이다.

창작극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함익과 익이 만나면 그동안 꾹 눌러참았던 속마음이 터져나온다. 얼마나 참고 또 참았는지 쉴 새 없이 빠르게 터져나오고, 생각의 흐름인만큼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예상되지도 않는다. 힐을 벗어던지고 바닥을 구르거나 점프를 하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함익의 모습은 그제야 좀 사람답다. 누군가를 속으로 욕하거나, 좋아하거나 말할 수 없었던 모든 감정들이 분신을 통해 형상화 되면서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효과는 더욱 크다.

함익이 인간다워지는 또다른 이유는 연우다. 연극 '햄릿' 공연에 참여하는 학생 중 한 명으로, '햄릿'에 대한 꼼꼼하고도 깊이 있는 해석으로 함익의 눈에 들게 된다. 지금껏 자신의 삶이 살아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함익은 연우의 사랑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자 한다. 그에게 사랑받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이용해 그를 작품의 주인공으로 바꾸는 등 나름대로 표현하지만, 이는 전혀 가까워지지 않는다.

창작극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분노로 가득차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은 외로움으로 가득차 있는 함익. 그는 현대인의 자화상이다. 벗어나고 싶지만 용기가 없어서 가면을 쓰고 현실에 안주하고, 진정한 사랑을 꿈꾸지만 복수보다 더 어려운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여기에 재벌가의 낙하산 문제, 정경 유착과 만능물질주의 등 사회 문제까지도 은근히 다루면서 현대사회의 아픈 단면까지 고스란히 그려낸다.

2016년 초연에 이어 다시 함익과 익으로 분한 배우 최나라와 이지연은 여전히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특히 최나라는 현실과 내면의 상반된 성향으로 순식간에 변모하면서도, 안정되게 극을 이끌어간다. 연우로 분한 오종혁과 조상웅은 각기 다른 색깔을 선보인다. 오종혁의 연우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면, 조상웅의 연우는 순수하면서도 에너제틱하다.

창작극 '함익'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창작극 '함익'은 오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