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추가 연기 합의에 반발하는 의원들에 맞서 자신의 입장을 옹호하고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이것은 영국 정치의 정상적인 방식이 아니다"면서도 "성공적이려면 양측이 타협해야 하기 때문에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메이 총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 정상회의에서 EU 27개 회원국과 이미 오는 12일로 한 차례 연기된 브렉시트 시한을 최장 10월 31일까지 6개월 추가 연기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은 EU 즉각 탈퇴를 주장하는 집권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보수당의 브렉시트 강경파인 윌리엄 캐시 의원은 메이 총리가 EU의 요구에 "비굴하게 항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 탈퇴협정이 우리의 민주주의와 북아일랜드의 헌법적 기반, 스스로 통치할 권리, 국익을 해친다는 것을 메이 총리는 인정하는가? 그녀는 사임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메이 총리는 "나는 당신이 그것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되받아쳤다.
앞서 메이 총리는 EU 탈퇴협정이 하원에서 통과되면 사임하겠다며 의회의 브렉시트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총리직까지 내걸었다. 메이 총리의 발언은 EU와 브렉시트 시한을 추가로 연장하기로 한 만큼 자신의 EU 탈퇴협정이 통과될 때까지는 당분간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날 메이 총리는 EU 탈퇴협정의 의회 통과를 위해 야당인 노동당과의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협상 지속 방침을 피력하면서도 "2주 만에 브렉시트를 두 번째 연기한 것은 외교적 실패일뿐 아니라 정부가 브렉시트 전체 과정을 잘못 다뤘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다른 이정표"라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부활절을 맞아 오는 23일까지 의회를 휴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 잠시 쉬는 동안 국가의 상황에 대해 고민하자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난국을 헤쳐나갈 길을 찾도록 하자"며 "그래야 우리가 가능한 한 빨리 EU를 떠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당내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노동당과의 협상 결과, 변한 것이 없다면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특별 정상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04.11. [사진= 로이터 뉴스핌]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