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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 ① 그가 북한 선택한 이유는?

기사입력 : 2019년04월11일 09:55

최종수정 : 2019년04월11일 09:59

"새롭게 부상하는 블루오션 북한에 투자하라"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창간 16주년을 맞아 오는 16일 제8회 서울 이코노믹 포럼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2층)에서 개최한다. 이 포럼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질서'라는 큰 주제를 두고 전 주한 미 대사와 6자회담 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과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 전 주한·주북한 대사를 지낸 팜띠엔 번이 각각 한반도의 비핵화, 북한 투자, 신남방정책의 핵심국가 베트남에 사업여건 등에 대해 발표를 한다. 이번 기회를 빌어 '투자의 귀재'라는 로저스 회장이 왜 모든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고 했는지 그리고 북한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지목하는 이유 등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보았다.[편집자주] 

[뉴욕=뉴스핌] 황숙혜 뉴욕트파원 = 빈 병을 모아 팔면 돈이 되겠다는 야무진 생각으로 다섯 살에 첫 비즈니스를 시작한 앨라배마 시골 마을의 꼬마는 훗날 10년간 420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올린 퀀텀펀드로 세상에 이름을 날렸고, 이어 원자재 시장과 이머징마켓에서 황금알을 발굴하며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지금도 전 세계 자산시장을 호령하는 그는 짐 로저스.

이제 고희를 훌쩍 넘긴 노장이 주목하는 블루오션은 북한이다. 퀀텀펀드가 전성기를 맞았을 때 과감하게 박차고 나와 두 차례에 걸쳐 오토바이 세계일주에 도전한 그를 세상은 영혼이 자유로운 투자자라고 일컫는다. 북한에 투자하면 커다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목청을 높이는 그에게 사람들은 ‘괴짜’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로저스가 북한을 기회의 땅으로 지목한 것은 월가의 전형적인 ‘뱅커’들과는 크게 달라 보이는 그의 성향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만으로 볼 수는 없다. 척박하고 고립된 ‘국제 깡패’ 북한이 살아 있는 전설의 눈길을 끈 것은 무엇 때문일까.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척박하고 고립된 땅, 왜 투자 기회인가

북한에 황금 기회가 숨어 있다는 로저스의 주장은 그가 이머징마켓 투자의 개척자라는 사실과 같은 맥락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는 약 40년 전 불모지였던 중국에서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과 투자 매력을 찾아냈고, 적극적인 자산 매입을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두 딸아이에게 중국 문화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미국에서 싱가포르로 거처를 옮기고 중국어를 가르칠 만큼 그는 중국에 대단한 기대와 열정을 보였다. 덩샤오핑이 중국 경제를 개방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투자자들에게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중국은 전 세계의 하청 공장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2위 경제국으로 부상했고, 중국 투자로 커다란 과실을 얻을 것이라는 로저스의 전망은 적중했다.

상품시장에서도 그는 남다른 혜안을 드러냈다. 원자재 투자의 개념도 없던 시절부터 그는 투자 기회를 모색했을 뿐 아니라 로저스 인터내셔널 상품 인덱스(RICI)를 창시해 투자의 근간을 세우기도 했다.

늘 앞서갔던 로저스가 북한에서 찾아낸 것은 과거 중국과 상품시장에서 목격했던 가능성이다. 그는 실제로 국내외 언론과 인터뷰 기회를 가질 때마다 북한을 1980년대 중국과 같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앞으로 20년간 북한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이 될 전망이다. 북한 땅의 모든 것이 다 기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장 배경과 경제적 야망이 북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로저스의 진단이다. 스위스에서 자라며 시장경제를 경험한 그가 북한의 담장 너머에 전혀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고, 경제적 번영을 성취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경제 네트워크는 지극히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과 러시아를 필두로 상당수 국가에 기업가들을 이미 진출시켰고, 미국을 축으로 한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에 손발이 묶인 여건 속에서도 경제 개방이 다양한 통로로 이뤄지고 있다고 로저스는 강조한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전 세계가 냉소하고 있지만 로저스는 한반도 통일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내비친다. 구체적인 시나리오와 정확한 시기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남북이 하나 되는 시대가 반드시 열릴 것이며, 이는 엄청난 성장 및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투자가 합법화되기만 하면 즉각 뛰어든다

북한 땅의 모든 것이 비즈니스와 투자 기회라고 주장하는 로저스도 실상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형편이다. 미국 정부가 이를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 하지만 그는 가까운 장래에 투자 기회가 활짝 열릴 것이라는 확신과 함께 대단한 투자 열의를 내비치고 있다. 북한 투자가 합법화되는 순간 누구보다 먼저 뛰어들 것이라는 얘기다.

로저스가 가장 먼저 주시하는 것은 막대한 인프라 투자 기회다. 물류와 운송, 도로부터 전력과 통신, 상수도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인프라 구축이 미흡한 실정이고, 북한 경제가 개방될 때 주요국 정부와 메이저 업체들이 밀려들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와 함께 공공시설과 주택, 관광휴양지까지 건설 붐이 경제 개방 초기에 투자자들에게 쏠쏠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중국과 한국, 러시아 등 대규모 경제국과 인접한 북한의 지리적 입지가 장차 경제성장 동력과 경쟁력을 구축하는 데 커다란 이점을 제공할 자산이라고 로저스는 강조한다. 또 성실하고 고도로 훈련된 북한의 인적 자원이 해외 기업의 투자를 유인하는 데 한몫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이 보유한 자원도 상품 투자의 원조인 로저스의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13년 기준 북한이 보유한 광물자원의 가치가 6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자원은 대부분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로 인해 전 세계 메이저 광산업체들의 접근이 막힌 상황이다.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기치 않게 결렬됐지만 비핵화 협상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협상을 지속할 뜻을 거듭 밝혔고, 일부 석학들은 점진적인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제재 완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는 로저스 역시 촉각을 세우는 부분이다.

그는 최근 1~2년 사이 북한에 대한 투자에 강한 열의를 내비쳤다. 미국 폭스 비즈니스를 포함한 다수의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북한 투자가 합법화되는 순간 기회의 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 경제 제재가 풀리고 투자자들의 진입이 허용되기 앞서 대한항공을 포함한 이른바 북한 관련 종목에 베팅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그의 관심도 뜨겁다. “북한은 모든 것이 부족한 국가다. 전력부터 자동차, 가구, 의류, 비누와 칫솔까지 북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들 중 한 가지 부문에 대해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 북한에서 엄청난 부를 창출할 수 있다.”

이미 게임은 시작됐다고 로저스는 강조한다. 전 세계와 단절된 것으로 보이는 북한에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이고 이집트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가 판돈을 싸들고 시장 진입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손발이 묶인 것은 미국 투자자들이다. 전 세계가 이미 북한에서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는데 자유의 나라 미국은 구경만 하는 실정이다.”

로저스는 북한 통화를 매입하는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제 사회에서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통화를 지금 사들이면 중장기적으로 상당한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북한이 주식시장을 개설하기 위한 포석을 두고 있다고 믿는 그는 먼 미래를 손이 닿을 듯한 거리에서 직시하고 있다. 북한 개별 주식과 채권, 펀드를 포함한 투자 상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날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 ‘괴짜’ 억만장자 로저스가 베팅한 불모지

북한을 새롭게 부상하는 블루오션으로 지목한 ‘괴짜’ 억만장자의 포트폴리오는 투자자들의 눈을 의심하게 한다. 그는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불모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가 밝힌 포트폴리오는 짐바브웨와 가나 주식. 이에 앞서 그는 르완다의 금융자산을 사들이기도 했다.

뉴스핌과 전화 인터뷰에서는 로저스는 베네수엘라에 투자하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때 석유 강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정국 혼란과 장기간 이어진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패닉에 빠졌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진단이다. 누가 봐도 빛깔 좋게 가공된 다이아몬드보다 세상이 쳐다보지 않는 원석이 로저스의 눈길을 사로잡는 진짜 보석이다.

한편 7~8년간 보유하고 있던 일본 주식을 지난해 가을 몽땅 팔아치웠다는 그의 발언이 국내외 펀드 투자자들에게 최근 뜨거운 감자였다. 한때 일본 주식을 적극 추천했던 로저스는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주식은 물론 채권과 엔화까지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일본 금융자산은 일 점도 없다고 밝혔다. 세금을 삭감하고 소위 ‘머니 프린팅’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일본 정부가 세금을 인상하는 등 거꾸로 된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다.

반면 한국에 대해 그는 낙관론을 폈다. 막대한 자본과 쟁쟁한 기업들이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북한의 시장 개방에 따른 성장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로저스는 한반도에 포진한 주한 미군이 철수하지 않을 경우 북한의 개방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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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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