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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특명 "디지털 마스터플랜 만들라"

기사입력 : 2019년04월10일 14:26

최종수정 : 2019년04월10일 14:32

임기 반환점 돌며 중장기 성장 전략 마련 돌입
실적으로 경영능력 입증, 디지털 전략으로 성과 의지
회의방식도 파격 변화...팀부장급에 회의 주도권 넘겨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취임 1주년을 앞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디지털 마스터 플랜' 을 지시했다. 단기 실적을 넘어 농협금융의 미래를 책임질 디지털 신사업 및 조직 운영 방안을 만들라는 주문이다. 2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면서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지난 9일 중구 본사에서 전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진이 참석한 가운데 1분기 경영성과 분석회의를 열었다.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사진=뉴스핌 최상수 기자] 

자회사별 1분기 주요 성과와 이슈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2분기 이후 중점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김 회장이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에 내린 미션은 디지털 마스터 플랜. 분기나 연간 단위 디지털 전략이 아닌 향후 5~10년을 준비하는 중장기 계획을 짜라는 특명이다. 이에 농협은행은 종합기획부를 중심으로 해당 과제를 수행키로 했다.

특히 디지털 관련 부서나 본부 중심으로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전국 영업점 곳곳까지 체감할 수 있는 전략을 주문했다. 영업점을 현장 방문한 결과, 조직이나 인력 운용 등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회의에 참석한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강원도 한 지점을 방문했을 때 5년 전과 업무량은 비슷한데 일손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김 회장이 의아해했다"며 "디지털화를 통한 업무 효율화를 비롯해 인력 등 전체적인 마스터 플랜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회의 방식에도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자회사 CEO와 임원급 대신 부장, 팀장급에 회의 주도권을 넘겼다. 이들에게 보고를 맡기고, 즉석에서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이날 회의는 김 회장의 즉석 제안으로 방식을 바꿨지만, 앞으로는 실무자 위주로 경영 회의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농협은행 고위 관계자는 "향후 회사를 이끌 주역들이 부장, 팀장급 이하인데 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기 위한 것"이라며 "미래가 이들에게 달려있는 만큼 더 주인의식을 갖고 임하라는 의미로 본다"고 풀이했다.

이 같은 변화를 둘러싸고 김 회장이 본격적인 중장기 전략 마련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취임한 김 회장은 오는 30일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한 데 이어 미래 성장 동력 마련으로 김 회장 만의 색깔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디지털 인력 양성이나 신사업 추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회장은 2020년까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800명을 양성하고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적용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 8일 문을 연 NH디지털연구·개발(R&D)센터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기반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통 관료 출신에 경영 경험이 없어 보수적인 스타일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업무 파악도 끝났고 실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연한 변화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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